"조상묘까지 다 옮겨라"…김정은표 정책이 불러온 북한판 '파묘'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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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개봉한 영화 '파묘' 속 대사입니다.
K-오컬트 장르 영화인 파묘는 수상한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풍수사와 무당 등 등장인물들에게 벌어진 기이한 일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북한에서 때아닌 '파묘'가 요즘 한창입니다.
여기서 '파묘'가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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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잘 알 거야... 묘 하나 잘못 건들면 어떻게 되는지"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파묘' 속 대사입니다. K-오컬트 장르 영화인 파묘는 수상한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풍수사와 무당 등 등장인물들에게 벌어진 기이한 일을 담고 있습니다. 미신이 기반인데, 북한에서도 이렇게 묫자리와 관련된 미신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혹여 조상 묘를 잘못 쓰면 집안이나 후손에 문제가 생긴다는 생각을 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무슨 상황인데?
검은 모양이 얼룩덜룩한 위성사진은 2023년 2월 20일 민간 위성인 에어버스가 평안남도 숙천군 일대를 촬영한 것입니다. 거주 지역과 산 사이에 둥그런 모양들이 밀집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모두 봉분들로, 공동묘지입니다.
그런데 지난 5일 같은 곳을 찍은 또 다른 위성사진을 보면 모습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묘터 자리만 희미하게 남아있을 뿐입니다. 묘지들을 다 밀어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좀 더 설명하면
북한은 연초부터 김정은 총비서의 지시로 지방 발전 20X10 정책이란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골자는 매년 20개 군에 10년간 현대적인 공장들을 지어서 지방 생활 수준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겁니다.
평양과 달리 지방에서는 생활 필수품마저 제대로 공급받을 수 없는 형편이라는 것은 김정은 스스로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내건 목표가 아무리 좋더라도 문제는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의 최측근인 조용원이 총괄을 맡아 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현재는 군부대가 투입돼 20개 지역에서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공장부지에 방해가 되는 시설은 일제히 정리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황해남도 재령군 등 주민들의 살림집으로 추정되는 건물들이 철거되고 지방 공장으로 추정되는 건축물이 새롭게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장을 돌리려면 원료가 필요합니다. 원료는 어디서 생산해야 할까요. 여기서 '파묘'가 등장합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아영 기자 ni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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