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만 생존한 2차예선, 한국인 사령탑의 엇갈린 희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이 막을 내리면서 한국인 사령탑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지도자들 가운데 생존한 것은 신태용 인도네시아 감독이 유일했다.
신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지난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F조 최종전에서 필리핀을 2-0으로 눌렀다.
이날 승리로 승점 10점을 확보한 인도네시아는 F조 1위 이라크(6승·승점 18)에 이은 2위로 최종예선 티켓의 남은 한 장을 가져갔다.
인도네시아가 본선 진출이 결정되는 최종예선까지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도네시아가 신 감독과 재계약에 온 힘을 기울였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인도네시아의 낭보는 거꾸로 또 다른 한국인 사령탑의 실패를 의미했다. 최근 베트남에 부임한 김상식 감독은 아쉽게 2차예선에서 멈췄다. 베트남은 12일 이라크 바스라에서 열린 이라크와 최종전에서 1-3으로 완패했다.
김상식 감독은 6일 필리핀과 2차예선 5차전에서 승리하며 사령탑 데뷔전을 완벽하게 치렀으나 최종예선 진출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한 이라크가 마지막까지 매서운 공세를 펼치면서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시이아도 아시안컵 선전과 달리 2차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말레이시아는 11일 대만과 D조 최종전에서 3-1로 이겼다. 그러나 12일 D조의 또 다른 경기에서 키르기스스탄이 오만과 1-1로 비기면서 간발의 차로 탈락했다.
아시아지역 2차예선은 각 조의 1~2위가 본선에 진출하는데, D조는 오만(승점 13)과 키르기스스탄(승점 11), 말레이시아(승점 10) 순으로 끝났다. 말레이시아는 최약체 대만(승점 0)을 상대로 대승을 거둔 뒤 키르기스스탄이 대패해야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었다.
동남아시아를 누비는 세 감독의 진짜 성적표는 11월 가려질 가능성이 높다. 오는 11월 동남아시아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미쓰비시 일렉트릭컵(전 스즈키컵)이 열리기 때문이다. 혼혈 선수들의 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이 아닌 이 대회에서 선수 차출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는 총력전을 펼칠 수 있어 또 한 번 실력 다툼이 예고됐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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