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가이즈', B급 슬래셔 코미디와 오컬트의 웃음 터지는 조합 [시네마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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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자극 오싹 코미디'라는 수식어를 앞세운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는 피와 살인이 난무하는 슬래셔 호러 장르와 B급 코미디 및 오컬트가 조합된 작품이다.
다른 영화에서라면 오컬트적 요소들은 공포를 주는 데 사용됐겠지만, '핸섬가이즈'에서는 서사를 이끌고 가는 동력인 동시에 웃음을 자아내는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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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의외의 조합이 신선하다. '고자극 오싹 코미디'라는 수식어를 앞세운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는 피와 살인이 난무하는 슬래셔 호러 장르와 B급 코미디 및 오컬트가 조합된 작품이다. 천편일률적인 상업 영화들 사이에서 오랜만에 등장해 존재감을 발휘하는 독특한 복합 장르물이 반갑다.
영화는 그다지 못생기지 않은, 일반적으로는 호감형에 가까운 두 배우 이성민, 이희준을 '범죄자형 추남'으로 소개하며 시작한다. 관객으로서 처음에는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의 외모를 보고 질색하는 극 중 인물들에 공감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나, 이 같은 이질감은 무뚝뚝하고 순수한 상남자 재필과 소녀처럼 사랑스러운 상구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잊힌다.
재필은 광고와는 전혀 딴판인 낡아빠진 숲속 집의 외관에 실망한다. 하지만 기괴한 집의 장점들을 찾아낸 상구의 설득으로 두 사람은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낡은 집을 수리한 뒤 근처 호숫가에서 낚시를 하며 간만에 여유를 누리는 재필과 상구는 여자친구는 커녕 여자 사람 친구도 하나 없는 자신들의 처지에 우울해한다. 그러던 찰나, 근처 펜션에 친구들과 함께 놀러 와 있던 미나(공승연 분)가 그들 눈앞에 등장한다.
가난한 대학생 미나는 무리의 리더 격인 골프 선수 성빈(장동주 분)과 썸을 타고 있었으나, 성빈이 친구들에게 자신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을 듣고 분노에 휩싸여 펜션을 뛰쳐나온 참이다. 재필과 상구가 앉아있던 호숫가에 도착한 그는 자신을 데려온 친구 보라(박정화 분)가 전화를 받지 않자 답답해하며 화를 내다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다음 날, 미나는 재필과 상구의 집에서 눈을 뜬다. 살벌하고 기괴해 보이는 두 사람을 단단히 오해한 미나는 눈에 보이는 것을 붙잡고 마구 휘두른다.
'핸섬가이즈'는 오해와 실상이 이뤄내는 반전으로 여러 번 큰 웃음을 준다. 영화의 주요 사건 대부분은 두 사람의 범죄자형 외모에 대한 사람들의 오해에서 비롯된다. 두 사람과 함께 있는 미나의 모습은 영락없는 범죄자들과 인질이다. 이처럼 겉모습은 우락부락한 아저씨들이지만, 귀한 물건은 주인에게 돌려주고 젊은 여성 앞에서는 말을 가려 하며, 호감 가는 이성에게 구애의 춤을 추기도 하는 착하고 순수한 캐릭터들의 반전 매력이 영화의 주요 웃음 포인트다.
다른 영화에서라면 오컬트적 요소들은 공포를 주는 데 사용됐겠지만, '핸섬가이즈'에서는 서사를 이끌고 가는 동력인 동시에 웃음을 자아내는 역할도 한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신부(우현 분)라든가, 희한한 형상의 검은 염소, 기괴한 모습으로 움직이고 처단 당하는 악인들의 모습이 공포 보다는 기묘하고 엉뚱한 감각으로 폭소를 유발한다.
과연 대중적인 작품인가 하면 그렇다고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핸섬가이즈'는 신선하고 흥미로운 코미디 영화라 반갑다. 다소 잔혹해 보이는 장면들이 있지만, 영화의 엉뚱한 세계관에 몰입한다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원작은 캐나다 영화 '터커&데일 Vs 이블'이다. 원작에는 없던 오컬트적 설정은 이 영화만의 개성이며 묘하게 트렌드와 맞아 떨어진다. 러닝 타임은 101분. 오는 26일 개봉한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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