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도 AI가 대세… 엔비디아 중심 투자상품 수익률 50% 가뿐

신병남 기자 2024. 6. 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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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지수펀드 ‘팹4’ 투자상품 증가세
수익률 50% 넘는 상품 5개 넘어
단일종목 의존 안해 위험도 낮아
AI發 전력수요… 원전ETF 선전
반도체 종목 등 구성상품 고수익
ETF 인기지속… 순자산 27조 ↑
업계, 5개월새 60개 신상품 선봬
그래픽 = 하안송 기자

국내 투자자들의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사랑이 식지 않고 있다. 올해 불어난 순자산 규모만 약 27조 원에 달한다. 높은 관심이 지속되자 자산운용사들도 최근 5개월 사이 60개가 넘는 신상품을 출시하며 투자자에게 고수익을 약속하고 있다. 고객들이 몰리면서 일부 종목은 순자산 규모가 9조 원에 육박한 경우도 나올 정도다.

올해 가장 두드러진 수익률을 기록한 ETF 상품군은 단연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산업에 포트폴리오를 맞춘 종목들이다. 아직 한 해가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수익률이 50%가 넘는 상품이 5개가 넘는다. 운용사들은 엔비디아와 같은 시장 주도주를 중심으로 산업 밸류체인에 맞춰 상품 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AI 관련주에 대한 고점 논란이 지속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산업 섹터는 단일 종목에 의지하는 게 아니기에 위험도를 낮추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ETF는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일종의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펀드로, 1주를 사면 지수 구성 종목 전체를 일부씩 매수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 수익률 50%, 역시 ‘갓비디아(God과 엔비디아의 합성어)’ = 12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 2일∼6월 11일) 레버리지를 제외한 전체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62.81% 오른 ‘HANARO 원자력iSelect’로 나타났다. HANARO 원자력iSelect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에너지 안보 강화 분위기에 맞춰 원자력에 투자하는 ETF 상품이다. AI 산업이 발달할수록 여기에 필요한 동력, 데이터센터 등에 따라 전력 인프라 관련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미국 전체에서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용량의 30% 이상이 위치한 버지니아주에는 다수의 원자력 발전소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 상품의 투자 구성 종목으로는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전력, 현대건설 등이다.

2∼4위는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산업 밸류체인에 집중된 상품들이 차지했다. 비슷한 회사에 투자하는 만큼 주식 수익률도 50.92∼55.05%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수익률이 높은 순서대로 보면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SOLACTIVE △KODEX 미국반도체MV △KOSEF 글로벌AI반도체 △HANARO 글로벌반도체TOP10 SOLACTIVE 등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엔비디아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공통 투자 구성 종목으로 편입한 가운데 ASML(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MD(반도체 설계기업), 브로드컴(반도체 설계기업) 등을 세 번째 높은 투자 비중 종목으로 포함하고 있다. 투자 구성이 같은 ETF라도 상품 주가별 투자 비중에는 차이가 있다.

△ACE 원자력테마딥서치 △ACE AI반도체포커스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등 상품도 45% 수준이거나 이를 넘어서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중 ACE AI반도체포커스는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주식들을 투자 구성 종목으로 삼고 있다.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는 엔비디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생성형 AI로 산업 밸류체인을 확장해 상품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

◇‘나스닥 100’ 투자는 옛말, 산업 트렌드 집중 = 지난해 7대 기술 대장주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Seven)’이 글로벌 증시를 이끌었다면 현재는 ‘팹4(Fab Four)’로 꼽히는 엔비디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AI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하는 만큼 운용사들도 시장 상황에 맞춰 상품들의 비중을 조정하거나 시장 트렌드를 선점할 종목을 미리 발굴해 투자 종목에 편입시킨다. 과거에는 유망 종목을 모아 이 가운데 한 종목만 성공해도 ETF 수익률이 높게 나오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전도유망한 영역을 미리 파악해 산업 구성 전체를 ETF로 구성하는 형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얻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ETF 상품들이 열등반에서 1명의 우등생을 기대하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우등반에서 수익이 떨어지는 종목을 빼는 구조”라며 “비슷해 보여도 상품 구조를 잘 살펴보면 산업 밸류체인에 대한 이해와 기대가 섞인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TF가 투자상품임에도 높은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인식 확대에 따라 지난 7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 총액은 148조4951억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말(121조672억 원) 대비 22.7% 성장했다. 지난 11일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ACE 구글 밸류체인 액티브 ETF’ 등 4종의 신규 ETF 상품을 상장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60종이 넘는 새 상품이 나왔다. 운용사 간 경쟁도 치열해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위 싸움이, KB자산운용과 한투운용의 3위 경쟁이 격해지는 양상이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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