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부 겐다 ‘필사의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일본 야구팬 울렸다
1-2로 뒤진 9회말 2사 2루에서 내야 땅볼을 쳤다. 죽을 힘을 다해 달렸고, 1루에서 온몸을 내던져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으나 간발의 차로 아웃. 그대로 경기가 끝나자 유니폼 상의에 슬라이딩하며 잔뜩 흙을 묻힌 그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그는 무릎을 꿇고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그러자 선발 투수가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며 달려가 그에게 향했다. 그래도 고개를 들 수 없었다.
11일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히로시마전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일본 야구팬들을 울리고 있다. 이날 세이부는 홈에서 연패 탈출 의지로 뭉쳐 나섰다. 퍼시픽리그 압도적 꼴찌인 세이부는 7연패에 허덕이고 있었다.
에이스 이마이 다쓰야가 연패 탈출의 특명을 안고 나섰다. 호투를 펼쳤다. 7이닝을 7안타 2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부진한 타선이 깨어나지 못했다. 8회말에야 사토 류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냈다.
마지막 9회말 2사 2루 마지막 기회에서 간판 유격수 겐다 소스케가 나섰다. 배트를 힘차게 휘두른 공은 1루수쪽으로 향했다. 겐다는 온힘을 다해 달려갔고, 히로시마는 1루수가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투수에게 토스했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한 겐다보다 공은 조금 더 빨리 왔고,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겐다는 좀처럼 일어나지 못했다. 홈에서 8연패를 당한 아픔에 고개를 떨구고만 있었다. 이런 그에게 달려간 건 잘 던지고도 패전투수가 된 이마이였다.
이들의 모습에 세이부 홈팬과 일본 야구팬들은 가슴이 뜨거워졌다. 경기 후 일본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눈길이 뜨거워진다” “이 2명의 모습을 보는 게 괴롭고 슬프다” “세이부가 부디 다시 일어나길 바란다” 등의 글이 쏟아졌다.
세이부는 이날 패배로 시즌 2번째 8연패에 빠졌다. 시즌 18승40패, 승률 0.310으로 양대리그 압도적 꼴찌를 벗어나지 못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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