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벚꽃동산' 전도연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나를 솔직히 던져서 연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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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의 원작 '벚꽃동산'을 읽었는데 재미가 없어서 연극 출연을 거절하려고 했어요. 그래도 사이먼 스톤의 한국판 재해석이 궁금했죠. 그 기대감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고전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데 탁월한 연출가로 알려진 사이먼 스톤의 전작 '메디아'를 인상 깊게 봤던 터라, '스톤의 벚꽃동산'이 궁금해 결국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도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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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안톤 체호프의 원작 '벚꽃동산'을 읽었는데 재미가 없어서 연극 출연을 거절하려고 했어요. 그래도 사이먼 스톤의 한국판 재해석이 궁금했죠. 그 기대감 때문에 작품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배우 전도연(51)은 1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에서 열린 연극 '벚꽃동산'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출연을 망설였던 이유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다. 체호프의 대표 희곡 '벚꽃동산'은 처음에는 자신의 취향과는 맞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고전을 해체하고 재해석하는 데 탁월한 연출가로 알려진 사이먼 스톤의 전작 '메디아'를 인상 깊게 봤던 터라, '스톤의 벚꽃동산'이 궁금해 결국 출연을 결심했다고 전도연은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론 스톤의 재해석이 만족스럽다"며 "무겁고 어두운 부분을 블랙코미디로 잘 변화시켰다"고 덧붙였다.
'벚꽃동산'은 한 러시아 귀족 가문의 몰락을 통해 급변하는 시대와 이에 뒤처진 사람들의 불안과 욕망을 그린다. 스톤은 이 원작을 2024년 한국 배경으로 옮겨와, 어느 재벌가의 몰락 이야기로 재창작했다.
한국판 '벚꽃동산'은 10여 년 전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던 재벌 3세 송도영(전도연 분)이 한국으로 돌아오지만, 그의 가족들이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집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이야기를 다룬다.
송도영은 맑은 영혼을 지녔지만, 아들이 죽은 아픔을 잊기 위해 술과 남자에 취해 인생을 탕진한다. 심지어 첫째 딸의 남자와 '썸'을 타기도 하고, 둘째 딸의 애인과는 순간적인 감정에 키스까지 하는 엄마다.
전도연은 무대 위에서 송도영을 설득력 있게 연기하지만, 자신도 대본을 봤을 때 송도영이라는 캐릭터가 납득이 안 됐다고 털어놨다.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였어요. 관객을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죠. 연출인 사이먼은 답을 주지 않았고요. '연기를 하다 보면 캐릭터가 만들어질 테니 송도영의 맑은 영혼을 표현하라'고만 했죠."
전도연은 결국 "나를 솔직히 던져서 연기하자"는 마음으로 송도영에게 몰입했다.
전도연은 이날 '두려움'과 '실수'라는 단어를 여러 번 언급했다. "연극 무대는 굉장히 오랜만이라 실수할까 봐 무서웠어요. 제가 완벽주의자라 실수하는 걸 두려워해요. 겁이 많아서 그런 것 같아요."
지난 4일 첫 공연 때는 무서워서 도망가고 싶었고, 여전히 무대에 올라가기 전 무섭고 스스로를 의심하지만, 하루하루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벌벌 떨면서도 "연극 무대의 매력은 매일 두려움을 이겨내는 데 있는 것 같다"라고도 했다.
인터뷰 마지막 질문으로 세계적 연출가인 '벚꽃동산'의 사이먼 스톤이 전도연을 '한국의 메릴 스트립'으로 묘사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저보다 훨씬 완벽주의자인 것 같아요.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배우죠. 그런데 메릴 스트립보다 제가 더 예쁘지 않아요?(웃음)"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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