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미국 주도 ‘3단계 휴전안’에 “종전·철군 전제돼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미국 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중재국들에 전달했다.
11일(현지시간) 하마스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이슬라믹지하드는 공동성명을 내고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긍정적으로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3단계 휴전안’에 대한 답변을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와 이집트에 보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우리의 답변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이해를 우선시했다”며 “합의는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공격의 완전한 중단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집트와 카타르 외교부도 공동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3단계 휴전안에 대한 답변을 제출해 대응을 검토 중이며,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미국과 함께 중재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하마스 답변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하마스의 답변을 확인했고 현재 그 내용을 평가 중”이라고 말했다.
한 하마스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하마스의 답변은 어떤 합의도 우리 국민에 대한 공격 중단과 이스라엘군의 철수, 가자지구 재건, 진지한 수감자 교환을 전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미국이 제시한 3단계 휴전안과) 큰 차이가 없다고 믿는다”면서 “이제 공은 이스라엘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제안”이라며 발표한 3단계 휴전안에는 이스라엘군의 단계적 철군 및 종전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협상 관계자는 하마스의 답변이 단기 휴전뿐만 아니라 종전, 이스라엘 철군 일정 등 미국이 제시한 전반적인 계획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리도 로이터통신에 “하마스가 휴전안의 가장 주요하고 핵심적인 변수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휴전안은 ▲6주간의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인구 밀집 지역 철수, 일부 인질 교환 ▲모든 생존 인질 교환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 등 영구적 적대 행위 중단 ▲가자지구 재건 시작과 사망한 인질 시신 송환 등 3단계로 구성됐다.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 휴전안을 지지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의 이행을 촉구하는 결의를 채택했고, 하마스는 성명을 통해 안보리 결의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이 휴전안에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은 공개적으로 이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전에는 전쟁을 중단하거나 철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휴전안 관철을 위해 중동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서 휴전안을 준수하겠다는 약속을 재차 받아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어젯밤 네타냐후 총리를 만났고 휴전 제안 준수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이는 희망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블링컨 장관 면담과 관련해 별도의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https://www.khan.co.kr/world/mideast-africa/article/202406111504001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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