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G 연속 안타' KBO 역대 9위 '대박'…바람의 손자-국민타자와 나란히! 롯데 트레이드 복덩이, 이제 8위 넘본다

박승환 기자 2024. 6. 12.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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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2일 오후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손호영이 타격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그야말로 '트레이드 복덩이'가 아닐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이 KBO리그 역대 9위에 해당되는 업적을 남겼다.

지난 겨울 KBO리그 역대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끌어낸 '유일무이'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김태형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올 시즌 시작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시범경기 일정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김민석이 수비 연습 과정에서 내복사근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급기야 시범경기 2경기 만에 올해 큰 기대를 모았던 한동희마저 김민석과 같은 부상을 당했다.

김민석의 부상도 롯데 입장에서는 큰 손실이었지만, 지난 겨울 엄청난 노력을 통해 연습경기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키웠던 한동희의 이탈은 분명 뼈아팠다. 당초 한동희가 6월 10일 입대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롯데는 주전 3루수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인해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이에 롯데는 지난 3월 30일 LG 트윈스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롯데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LG에서는 통산 40안타 4홈런 23타점 타율 0.250로 꽃을 피우지 못한 손호영을 영입하게 됐다. 그리고 그 대가는 컸다. 롯데는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뿌리는 '군필' 사이드암 우강훈을 내주게 됐다. 당시 롯데는 "내야수 뎁스 강화를 위해 이번 트레이드를 추진했다"며 "손호영이 내야 주전 경쟁이 가능하며 대수비, 대주자, 대타 모두 가능한 자원으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태형 감독은 트레이드 직후 "LG에 있던 코치들이 적극적으로 (손호영을) 추천하더라. 나도 꾸준히 봐왔는데, 파워도 갖추고 있고 해서 결정하게 됐다. 손호영은 파워도 있고, 우타자로서 발도 빠른 편이다. 항상 기대를 받던 선수였다"며 "그런데 LG에서는 주전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이에 염경엽 감독에게 간곡히 부탁을 했다. LG 쪽에서도 우강훈이 필요하다고 하더라. 주는 입장에서는 다 아깝지만, 우리가 부족할 부분을 채우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2024년 4월 1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이 9-2로 승리하며 8연패 탈출에 성공한 뒤 롯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이 한동희의 공백을 메워주고 주전 3루수로 거듭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 반면 LG에서 재능을 만개하지 못했던 까닭에 기대와 우려를 모두 갖고 있었다. 특히 우강훈이라는 잠재력이 남다른 투수를 내준 것에 대한 리스크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만 놓고 본다면, 손호영에 대한 걱정은 필요가 없을 정도다. 오히려 기대했던 것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중. 그야말로 복덩이가 따로 없다.

이적 첫 경기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던 손호영은 지난 4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첫 안타를 포함해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이튿날 3안타 3타점을 폭발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한화와 맞대결이 종료된 후 7경기에서의 성적은 3안타 타율 0.120에 불과했는데, 4월 중순부터 손호영의 방망이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4월 17일 LG 트윈스전부터 30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11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해버린 것.

손호영은 이 같은 활약을 바탕으로 4월 한 달 동안 28안타 2홈런 15타점 타율 0.332 OPS 0.835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고, 5월에도 계속해서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그런데 여기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손호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공백기를 갖게 된 것. 손호영 개인적으로도 롯데 입장에서도 '날벼락'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손호영을 비롯해 '캡틴' 전준우와 베테랑 정훈까지 1군 엔트리에서 낙마하는 최악의 상황을 롯데 유망주들이 똘똘 뭉쳐 이겨내게 됐고, 한 달의 공백기를 가졌던 손호영이 마침내 돌아왔다.

손호영은 복귀와 동시에 다시 맹타를 휘둘렀다. 손호영은 복귀 첫 경기에서 2안타 2득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탈꼴찌'의 선봉장에 섰다. 하지만 손호영은 마냥 웃지 못했다. 오히려 불안해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이렇게 타격감이 좋은 경험이 없었던 까닭. 복귀전을 치른 뒤 취재진과 만났던 손호영은 "안타 두 개를 친 것은 기쁘긴 한데, 그래서 불안했다. 순리대로라면 안타가 안 나와야 하는데, 두 개가 나오더라. 한 달 동안 부상을 치료받고 왔는데, 오자마자 잘하니 '야구가 이렇게 호락호락한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롯데 손호영이 3회말 2사 1루에서 안타를 때린 뒤 3루까지 진루하고 있다./마이데일리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손호영의 불안함과 달리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손호영은 4일과 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홈런포까지 쏘아 올릴 정도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고, 지난 9일 SSG 랜더스전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손호영은 11일 경기에서 한 가지 기록을 만들어냈다. 이날 첫 번째 타석에서 포수 뜬공,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3루수 파울플라이,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에 그쳤던 손호영은 9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키움의 바뀐 투수 주승우를 상대로 좌익수 방면에 2루타를 뽑아냈다.

이 안타로 손호영은 역사에 이름을 남게 됐다. 지난 4월 17일 LG전부터 11일 키움과 맞대결까지 22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게 된 것.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비롯해 '국민타자' 이승엽, 손아섭(現 NC 다이노스), 이용규(現 키움 히어로즈) 등 9명의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연속 경기 안타만 놓고 본다면, 역대 공동 9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지금까지도 충분히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이 기록 만으로도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트레이드 대박을 터뜨린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제 손호영의 시선은 23경기 연속 안타로 향한다. 역대 KBO리그에서 23경기 이상 연속 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20명 밖에 없었다. 손호영이 12일 경기에서 안타를 추가할 경우 23경기 연속 안타로 KBO리그 역대 공동 8위로 올라설 수 있다. 역대 최장 연속 경기 안타 기록은 박종호(현대·삼성)로 지난 2003년 8월 29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부터 2004년 4월 21일 수원 현재 유니콘스전까지 39경기. 2위에 해당되는 기록은 '탱크'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롯데의 레전드 박정태로 31경기다.

부상 복귀 인터뷰에서 "다쳤을 때 '자리를 비우면 누군가는 나타나는데, 자리를 비우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LG에서도 다쳐서 많이 빠졌기 때문에 '롯데에서 또 반복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을 했다"던 손호영. 하지만 연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공백기를 지워나가는 중. 지금의 흐름이라면 롯데의 3루수 자리는 손호영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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