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아파트' 요즘 주말마다 난리…집주인들 치열한 경쟁
오는 25일 세부 지침 발표로 선도지구 공모 시작
이매촌·장안타운 등 후발주자 경쟁 합류
선두주자 아파트들, 동의율 확보 안간힘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의 '1호 재건축' 아파트를 정하는 선도지구 공모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1기 신도시 가운데 사업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분당에서는 선도지구 경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남시는 세부 평가 기준과 주민 동의서 양식 등의 지침을 확정해 오는 25일 시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분당 선도지구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본격적인 선도지구 경쟁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분당에서는 뒤늦게 참전을 선언하는 단지가 늘어가고 있다.
분당구 이매동 '이매촌 1·2·3·5단지'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는 최근 통합 재건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선도지구 경쟁에 뛰어들었다. 4개 단지는 수인분당선 서현역과 경강선 이매역,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성남역 도보권인 역세권 단지로, 총 2496가구 규모다. 현재까지 약 70%의 사전 동의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주자인 이매촌 1·2·3·5단지는 도시기능 활성화를 무기로 삼았다. 통합 재건축 추진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분당 내 재건축 열기가 뜨겁기에 동의율이 변별력을 갖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도시 기능 활성화 가점을 얻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현역과 이매역, 성남역을 연결하는 지하 교통 인프라와 광역 교통환승센터를 조성해 교통정체 해소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선도지구 경쟁 후발주자들, 가점 확보 전략 분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선정 평가 기준'은 △주민 동의율(60점) △통합 재건축 규모(20점) △거주환경 노후도(10점)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10점) 등이다. 지자체가 일부 배점을 조정하거나 사업 실현 가능성을 판단해 최대 5점의 가점을 부여할 수 있다. 주민 동의율이 가장 큰 배점을 가지고 있지만, 재건축 열기가 높은 분당에서는 다수 단지가 만점에 가까운 동의율을 받을 전망이다.
아파트 외에 빌라 단지도 선도지구 경쟁에 합류했다. 장안타운 '라이프한신·두산건영·풍림아이원빌·노루건영' 등 일부 빌라 단지들은 지난달 주민 설명회를 열고 선도지구로 지정돼 아파트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안타운, 까치마을 등의 분당 빌라 단지는 100%가 채 되지 않는 용적률을 바탕으로 높은 사업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빌라 단지는 상가 수가 적은 만큼 분쟁의 소지가 낮다는 점도 강점이다. 이는 높은 사업 실현 가능성으로 이어지는 가점 요소다. 분당구 분당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지난해 일부 빌라 단지들이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상향됐다"며 "주택과 상가 모두 재건축 열망이 크기에 선도지구로 지정되면 초기 아파트 단지보다도 강점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찌감치 선도지구 지정을 준비해온 아파트 단지들은 막판 사전 동의율 확보에 열중하고 있다. 아파트 단지의 경우 통합 재건축 규모나 거주 환경 노후도 등은 아파트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기에 가장 배점이 큰 주민 동의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기본적으로 동의율 95%를 확보해야 만점을 받지만, 모든 단지가 95%를 하회하면 가장 동의율이 높은 아파트가 만점을 받는다.
"주말마다 아파트 재건축 설명회…동의율 확보 안간힘"
수내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분당에서는 주말마다 재건축 관련 주민설명회가 열린다"며 "상당수 아파트가 사전 동의율 80%를 넘긴 이후 정체되고 있어 나머지 주민 설득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동의율이 95%보다 낮더라도 다른 단지보다 높다면 가점 60점을 확보해 선도지구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
성남시와 각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분당동 샛별마을 '1·2·3·4단지'는 사전 동의율이 82%를 넘어섰고 한솔마을 '1·2·3단지'도 사전 동의율 87%를 확보했다. 양지마을 '1~6단지'는 사전 동의율 85%를 기록하고 있는데, 동의율을 높이기 위해 오는 15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4개 단지가 합쳤던 시범단지는 동의율 확보를 위해 역세권 단지와 비역세권 단지로 갈라섰다. 역세권 단지인 '삼성한신', '한양'과 비역세권 단지인 '우성', '현대' 4개 단지가 합친 상태에서는 단지별 이해관계가 갈려 동의율을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4개 단지 7769가구에 달하는 덩치도 시범단지가 선도지구 물량을 독식할 수 있다는 우려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한편 성남시는 선도지구 공모 이후 주민들이 동의서 등 제반 서류를 준비할 시간을 제공하고 9월 제안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10월 중 평가와 국토부 협의를 거쳐 11월 선도지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도지구에는 내년 상반기 특별정비구역 공모에서 우선권이 주어진다. 특별정비구역 심의를 통과하면 재건축에 착수하게 된다. 분당 선도지구는 8000~1만2000가구 규모로 선정된다.
업계에서는 분당의 선도지구 경쟁률이 3대 1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여러 단지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지만, 특별정비구역 지정계획안과 용적률 기준 등의 세부 지침이 나오면 지원 단지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며 "3곳 이상이 선도지구로 지정된다고 가정하면 3대 1 수준의 경쟁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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