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휴전선 침범… 군 경고사격에 퇴각

박수찬 2024. 6.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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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지난 9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를 받고 돌아갔다.

과거 2000년대에는 10명 이상의 북한군이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돌아간 사례가 있었으나, 최근 수년간은 월경 규모가 크지 않았다.

북한군이 MDL을 넘어온 9일 낮은 북한이 오물 풍선을 살포한 직후이며, 북한군이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돌아간 뒤 군은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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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20∼30명 작업 도구 소지
軍 “작업 중 길 잃고 넘어온 듯” 밝혀
일부는 무장… 의도적 월경 가능성도
북한군이 지난 9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를 받고 돌아갔다.
10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 남한군 초소 너머로 북한군 초소가 자리하고 있다. 뉴스1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9일 낮 12시30분쯤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작업을 하던 북한군 일부가 MDL을 침범했다. 군은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을 실시했으며, 북한군은 즉각 북상해 돌아갔다. 합참은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하게 감시하면서 작전 수행 절차에 의거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MDL을 넘어왔던 북한군은 20∼30명으로 다수가 작업 도구를 갖고 있었으며, 일부는 무장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이 짧은 시간 동안 MDL에서 50m 이내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곡괭이 등을 갖고 작업 중이던 북한군이 길을 잃고 MDL을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DMZ 지역은 현재 수풀이 우거져 있으며 MDL 표식도 잘 보이지 않는다”며 “길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군은) 수풀을 헤치며 움직이는 상태였고, MDL에 근접하기 전부터 우리 군이 관측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군이 경고방송 및 경고사격을 한 이후에 즉시 북상한 것으로 볼 때, (MDL을) 침범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대령)이 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9일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단순 침범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일각에선 북한군이 의도적으로 MDL을 넘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2000년대에는 10명 이상의 북한군이 MDL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돌아간 사례가 있었으나, 최근 수년간은 월경 규모가 크지 않았다. 이번처럼 수십명이 MDL 이남으로 내려왔던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사건이 발생한 시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북한군이 MDL을 넘어온 9일 낮은 북한이 오물 풍선을 살포한 직후이며, 북한군이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돌아간 뒤 군은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북한군이 한·미의 군사적 대응을 피하면서 우리 측을 압박하고 일정 수준의 긴장을 고조하기 위해 오물 풍선과 더불어 MDL 월경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합참이 이틀이 지난 후에야 관련 사항을 공개한 것도 휴전선 일대에서 긴장이 추가로 고조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北 대남 확성기 추정 시설물 11일 오후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일대의 산 속에 북한의 대남 확성기로 보이는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인천=연합뉴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이 전방 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한 것을 확인하고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은 북한군과 주민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듣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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