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압박, 대화 전략 모두 실패…‘잠재적 핵 능력’ 국론 모아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세상을 보는 창]

정지혜 2024. 6. 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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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중·일 회의 주도 송민순 전 장관
北 손에 핵 쥐는 순간 모두 끝난 이야기
핵 보유 이전·이후 한반도 다르게 봐야
폭주 충분히 억제 가능한 태세 유지 필요
한·중·일 회의 개방 무역 분야 강조 눈길
북핵 합의코자 하면 회의 지속 어려워
6자 회담, 정책 일관성 없어 실패로 봐야
GPS 기조 좋지만 北 문제 정리도 병행
조직개편으로 ‘평화·교섭’ 상징성 우려
초당적 외교 바람직하지만 현실성 없어

외교통상부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출범한 것은 2006년이다. 당시는 남북과 미·중·일·러가 함께 참여하는 6자 회담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2005년 북핵 6자 회담에서 합의한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논의기구로 신설된 것이다. 2007년 한·중·일 외교장관회의가 처음 열렸고, 이듬해 한·중·일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재직 시절 이뤄낸 성과다. 

그동안 한반도 안보 정세는 급변했다. 6차례에 걸친 핵실험으로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스스로 천명하고 남한에 대한 핵공격 압박을 강화하면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는 극도의 긴장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미·중 패권 경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도 한국 외교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제주포럼이 열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송 전 장관을 만나 새로운 시대에 직면한 우리 외교가 나아갈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들었다. 2005년 6자 회담 수석대표로서 북한이 “모든 핵을 포기한다”는 결단(9.19 선언)을 하도록 이끈 장본인이었던 그에게 지금의 냉랭한 남북관계, 북한 비핵화 실패 등이 갖는 의미를 물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 5월 30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송 전 장관은 한반도 분단,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낙관적 이상보다 현실주의적으로 국론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주포럼 제공
◆한반도 문제 ‘한 방의 기적’ 바라는 건 어리석다
김계관의 제안은 당시에는 협상의 기초가 될 수 없었다. 그러나 10년이 넘게 지나 6자회담이 좌초되고 북한의 핵 개발이 사실상 방치된 지금의 사정에 비추어보면, 그 제안은 현실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었다. 완전한 핵 폐기, 북미관계 정상화, 경수로 제공을 포함하는 포괄적 합의는 뒤로 미루고, 우선 확실한 '핵 동결 대 에너지 지원'에 합의한 후 단계적으로 핵 폐기에 이르는 길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렇게 차곡차곡 진행되었다면 일련의 북한 핵실험도 막았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나 당시 미국의 국내 정치가 그런 폭넓은 협상 전략을 허용하지 않았다.
 
-‘빙하는 움직인다’ 121쪽
 
—6자 회담의 결말을 분석한다면.

“결국은 실패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이해관계가 구조적으로 비틀어져 있기도 하지만 가장 큰 장애와 실책은 우리가 정책의 일관성을 가질 수 없었던 데 있다. 2008년 북한 영변 핵시설 ‘불능화’(disabling) 조치와 관련해 북한이 이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검증 문제를 놓고 6자 회담 자체가 붕괴해 버렸다. 그때 한국은 정권이 막 바뀌는 시절이었다. 그전에는 중심성을 가지고 진전의 동력을 유지해오다가 정권이 바뀌며 이어가지 못했다. 이런 장애는 현재 진행형이다. 3년 후에 현 정부의 정책이 지속할지 아닐지 모르는데 어떤 나라가 우리와 협력하려 하겠나.

한반도가 미국의 영향력에 들어가는 것을 중국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 미국은 중국이 압박을 해서 설사 북한 정권이 무너지더라도 핵을 포기시키기를 바란다. 중국은 그 후 예상되는 혼란 등의 전개가 자신의 이익과 정면 배치된다고 본다. 북한의 경우 안보와 정권 생존에 대한 강박 때문에 행동 자체가 굉장히 경직돼 있다.”

—외교관으로서 북한을 쭉 지켜본 생각이 궁금하다.

“북한 정권이 나쁘고 위험한 것은 맞다. 그런데 나쁘다고 말하는 것보다 ‘그 상태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건지’ 생각해야 한다. 당장 선한 사람으로 못 만들지 않나. 국가 경영은 현실주의적 시각에서 해야 한다. 가족 관계는 이상적으로 논의할 수 있지만, 국가 관계에서는 다르다.”

—북핵 문제에서 보수는 압박을, 진보는 대화를 주장한다.

“북한을 압박하면, 혹은 잘 다스리면 핵을 포기할 것이라 보는 두 가지 접근 방법은 모두 실패임이 입증됐다. 어느 쪽이 맞냐는 논쟁은 이제 의미가 없다. 북한이 손에 핵을 쥔 순간 끝난 얘기다. 핵 보유 이전과 이후의 한반도는 완전히 다른 눈으로 봐야 하는데 자꾸 그전의 시각으로 보려 한다. 이제는 남과 북 사이에 핵 균형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당장 핵보유는 효과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니 지난 수년간 ‘잠재적 핵 능력’을 대안으로 제시해왔다.

중국과 미국은 한반도 정책에서 한국 너머의 서로를 보고 초점을 맞춘다. 북한이 중국에는 골칫거리이면서도 이용 가치가 있는 이중적 존재다. 이렇게 난해한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할 수 있을까. 연극에서 도무지 해결책이 안 나오는 장면에서 ‘신의 한 수’가 등장해 단번에 해결하는 것을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고 한다. 한반도 문제에서 이를 기대해선 안 된다. 2018년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날 때 언론을 위시하여 많은 사람이 열광했다. 그때 일기장에 그렇게 썼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기다리는구나’라고.”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제재와 주한미군의 압박 때문에 못살겠다면서 오직 미국과의 협상만이 문제 해결의 길이라고 고집한다. 한국은 북한을 설득할 수단이 제약되어 있고 일본은 미국을 따라간다. 중국은 북한이 붕괴되지 않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북한을 결정적으로 압박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빙하는 움직인다’ 277쪽
 
—잠재적 핵무장론은 현실 가능한가.

“핵 비확산 조약(NPT) 체제 내에서 주권적 권한으로서 잠재적 핵 역량을 구축할 수 있다. 우리의 국론이 수립되면 미국도 거부하기 어렵다. 일본과 독일이 되는데 왜 한국은 안 되나. 북핵 위협에 직면한 우리에게는 합리성과 타당성이 있기에 국제법 테두리에서 가능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전문가 패널 종료 사태는 어떻게 보나.

“기본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협조 없이 대북 제재는 큰 의미가 없다. 아무것도 안 하면 안 되니 일단 제재를 부과하는 것이다. 북한의 숨을 좀 가쁘게는 할 수 있지만 그걸로 해결되는 건 아니다. 결정적으로 안보리 상임이사국 사이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 제재하고 있고, 중국과도 제재를 주고받는 상황 아닌가. 이런 판에서 한반도 문제의 전문가 패널 활동 중단이 형식적인 수준을 넘어 무슨 큰 의미가 있겠나.”

—‘오물풍선’까지 보내는 북한을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은 자기 마당에 살게 그냥 놔두자. 다만 그들의 폭주에 충분히 억제가 가능하다는 태세는 유지해야 한다. 굳이 먼저 가서 휘젓고 그럴 필요 없다. 오물풍선도 마찬가지다. 민간단체라지만 남쪽에서 우리가 대북전단을 보내니까 저쪽도 보내는 것 아닌가. 북한과 똑같이 할 것이 아니라 더 높은 차원에서 관리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지 않으면 점점 더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표현의 자유라는 법 조항이 있지만 국가 전체 안보 이익에 맞지 않으면 행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법의 문자에만 의존하면 해결하기 어려운 것이 너무 많다.”

◆회고록에 자찬보다 성찰 담고자 해…文 정부의 ‘낙관적 외교론’엔 아쉬움
당시 우리는 정확한 상황 파악보다는 김일성의 사망으로 한반도 문제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앞섰다. 이후에도 우리의 희망적 사고가 현실을 앞서는 경우가 많았다. 1989년 북한 핵 문제가 표면에 드러난 뒤부터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정변이나 체제 붕괴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설을 포용해왔다.
 
-‘빙하는 움직인다’ 30쪽
 
—‘빙하는 움직인다’라는 회고록을 내고, 직접 경험한 통일외교 현장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책은 내 스토리나 자서전이 아니다. 어떤 시각과 자세로 우리 핵과 통일 문제를 다루려 했는지를 기록했다. 당시의 외교 행위에 대해 회고와 자성을 통해 다음 세대에 참고와 교훈을 줘야겠다는 나름대로의 의무감을 많이 느꼈다. 책을 낸 건 외교부 장관 그만두고 10년이 지나서였다.

책에서 계속 강조하는 것은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중심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들이 포석해놓은 데 가서 이것저것 참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집 일은 스스로 기안을 해야 한다.”

—제목이 인상적인데. 

“1998년 제네바에서 한반도 평화문제를 두고 4자 회담이 열렸는데, 회의는 계속됐지만 눈에 보이는 진전이 없자 기자들이 답답해했다. 그때 “이게 빙하가 움직이는 것과 비슷합니다”라고 묘사했다. 빙하는 당장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올해 가고 내년에 가 보면 움직였음을 알 수 있다. 원고를 읽던 집사람이 제목으로 하면 좋겠다고 해서 쓰게 됐다. 출판사에서는 ‘외교의 기술’ 같은 제목을 제시했었다.”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화제다.

“책 제목인 ‘변방에서 중심으로’는 2007년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외교에 대해 게재한 기사에서 썼던 표현이다. 여기서 제목을 따온 것 같은데 그 출처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이 아쉽다. 당시 이 신문은 노 전 대통령을 ‘변방의 중간급 국가의 지도자가 미국의 정책과 세계의 모습을 바꾼 것’이라고 묘사했다. 노 대통령이 국내적으로는 무능한 지도자로 풍자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지만, 부시 행정부의 대결적 대북정책을 외교의 길로 이끌어와 핵 문제와 관계 정상화 협상을 이끌어낸 것으로 존경받을 것이는 평가였다.

문재인정부의 경우 실제로 변방에서 중심으로 나왔느냐에는 이론이 있을 수 있다.”

—문재인정부 외교 정책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지.

“문 대통령의 회고록 41쪽을 보면 ‘북한의 핵 무력 완성 선언에 오히려 희망을 봤다. 북한이 핵 무력을 완성했다고 한다면, 더 이상 핵과 미사일은 실험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건 희망적이고 주관적인 생각이다. 핵을 완성했기 때문에 더는 실험을 안 할 거라는 희망인데, 핵을 보유한 상태는 괜찮다는 뜻 아닌가. 천신만고 끝에 만든 핵을 폐기하는 경우는 없다.

핵 무장한 북한과 핵 없는 한국이 공존 가능한가? 결국 우리는 한쪽은 북한의 핵에 눌리고, 다른 쪽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살아야 하는 이중의 속박 신세가 된다. 국가 지도자에게는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녹을 수 없는 빙하와 같은 한반도 구조를 단기간에 녹일 수 있을 것이란 낙관이 문제다. 앞으로 어떤 정부가 와도 그렇게 하면 실패한다. 당시엔 낙관적이었더라도 지나고 보니 한반도와 핵 문제라는 게 냉엄한 분단 구조와 그 뒤에 버틴 미·중의 이익 앞에서 희망과 달리 흘러갔다고 성찰했다면 좋았을 것이다.”

—김정숙 여사의 ‘배우자 단독외교’ 언급에 대한 생각은.

“인도와 중요한 국익이 걸린 외교를 잘하기 위해서라면 (배우자가 대신 방문하는 것) 할 수도 있는 문제다. 돈이 얼마가 들었다는데 나라에 큰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라면 액수는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 실제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 후속 성과로 연결됐는지가 더 중요하다. 타지마할 관광에 대해서는 ‘배나무 밑에서 갓끈 맨’ 격이 되었다고 회고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서해 공무원’ 사건도 비슷하게 볼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문 정부가 북한과 문제 일으키기 싫어서 그렇게 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에는 북한과 잘 해보려는 의욕이 컸지만 북한이란 존재가 우리의 성의에 그렇게 부응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원칙은 원칙대로 지켰어야 했다’는 성찰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한다.”

송민순 전 장관이 지난 5월 30일 제주포럼 현장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제주포럼 제공
◆말뿐인 ‘글로벌 중추국가’ 안 되려면 북한 문제 ‘전략적 조정’ 필요

—최근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평가는.

“4년 만에 열리기도 했지만, 원래 이 회의의 성격상 안보 등 민감한 문제를 합의하기는 어렵다. 이번에 다시 출발시킨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눈에 띄는 것은 개방 무역 분야를 많이 강조했다는 점이다. 한·중·일의 이해관계가 다른 것도 많지만,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워 무역을 선별적으로 개방하려는 상황에서 3국의 의견이 상당 부분 공유되는 게 있다.

북한 핵 문제는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걸 합의하고자 하면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속해 나가기 어렵다. 그래서 걸림돌이 되는 것은 일단 비껴가는 것이다.”

—‘글로벌 중추국가’(Global Pivotal State)에 대한 생각은.

“한반도를 넘어서 세계 무대로 가겠다는 염원은 당연히 바람직하다. 다만 자기 동네가 어지러운데 세계로 나갈 수가 없다. 한반도 문제를 좀 조용히 정리하면서 나가야 한다. GPS라는 건 간판으로 되는 게 아니고 그에 걸맞은 행동과 실적이 쌓여야 한다. 최근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두 국가 원칙’에 찬성한 한국의 표결은 그런 점에서 올바른 선택이다. 외교적 자율성을 표시한 행위다. 거대한 구호를 외치기보다 인권이나 난민, 다른 전 지구적 문제에서도 실질적으로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세계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인식된다.”

—최근 외교부 조직개편은 적절하다고 보는지.

“지금은 한반도평화교섭본부가 만들어졌던 때와 달리 한반도 문제의 진전은커녕 회담 자체가 안 되고 있고, 가까운 미래에 실질적 대화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희박하다. 변화된 상황에 맞게 조직을 활용코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반도에서 평화를 위한 교섭을 우리가 계속한다는 상징성이 상실되지 않을까 하는 점을 우려한다. 더더욱 북한이 적대적 교전 상태의 두 국가라고 선언했는데 얼마 안 있어 거기에 맞장구 친 듯한 인상을 줄 소지가 있다.”

—정권에 따라 뒤바뀌는 외교 정책은 어떻게 해야 하나.

“‘초당적 외교’ 같은 이상은 바람직하지만 상대편을 물어뜯어야 하는 우리 정치에서 현실적으로 안 되는 얘기다. 그보다는 제도적으로 ‘강제되는 협치’가 답이라고 본다. 다당제에 기반한 내각제로 가는 것이다. 연립 정부에서는 한 정당이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정책 지속성이 지금보다 높아진다. 또한 최상의 외교 환경은 국내 정치에서 출발한다. 그러려면 토론을 활성화해서 여론을 형성하고, 여론이 굳어져 국론이 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집필 중이라고 하신 다음 책 내용도 궁금하다.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과거를 성찰했으니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것을 수년째 고민하며 쓰고 있다. 한국 외교, 국가 지도자가 가야 할 해법을 향한 토론의 바탕을 만들고 싶다. 이런 책 저술에 들어가면 다른 활동은 병행하기가 어렵다. 홍수가 지난 뒤 이끼가 벗겨진 맨바닥의 개울에 다시 홍수가 차서 이끼가 낄 정도가 되어야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글이다.”

서귀포=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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