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가뭄에 덩달아 어려워지는 지방 재정… 지방교부세 개편하나
지자체 재정자립도,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중앙정부도 적자에 허덕여… 지자체 예산 분배 ‘진땀’
“교부세·교육교부금 통합해 운영해야” 지적도
지난해 ‘세수 펑크’ 직격타를 맞았던 지방자치단체 살림살이가 올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자체에 나눠줄 국세 수입이 올해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지방세수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정부는 중앙정부 재정 상황이 어려운 만큼 당장 지방에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부족한 지방교부세를 보충하기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과 통합해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국세 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조4000억원 줄었다. 세수가 감소하면 지자체에 나눠 줄 돈도 줄어들게 된다. 지자체 재정에 편입되는 지방교부세는 거둬들인 국세의 19.24% 비율로 지급된다.

국세 수입 전망은 앞으로도 한동안 어두울 것으로 보인다. 세수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법인세수 사정이 나아질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법인세수 기여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이 작년 영업 손실로 올해 법인세를 내지 못한 영향이 컸다. 게다가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 등 세금을 깎아주는 여러 제도를 수차례 연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를 공식화한 것 등도 세수 전망을 어둡게 한다. 종부세는 법인세와 함께 정부가 지방에 내려주는 교부세의 주요 재원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로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것도 지방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가 늘어야 취득세 등 지방세가 는다.
이미 지방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도 본예산 기준으로 올해 15개 광역 시도 중 광주광역시, 전라남도, 강원특별자치도, 경상남도 등의 예산순계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산순계란 지자체·회계 간 중복되는 재원을 제외한 실질적인 세입 및 세출 규모를 볼 수 있는 지표로, 예산총계에서 내부거래나 외부거래 등 중복되는 부분을 차감한 예산순액을 뜻한다. 전라남도는 전년보다 예산순계가 3701억원 줄었고, 강원도와 광주광역시는 각각 2785억원, 2148억원이 줄었다.
지자체가 쓸 수 있는 지방재원 대비 지방이 직접 걷는 세수 비중을 뜻하는 재정자립도는 하락하는 추세다. 재정자립도는 지자체가 직접 걷는 세수 비중이 높거나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에 주는 교부세가 줄어들수록 커지게 된다.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전국 재정자립도는 43.31%로, 2020년(45.1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국 재정자립도 1위는 서울본청(76.39%), 2위는 세종본청(57.55%), 3위는 경기 성남시(57.21%)였다. 경북, 전북, 강원, 전남 등은 재정자립도가 30%에도 못 미친다.
손종필 나라살림 수석연구위원은 “올해도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경우 (지방 재정에) 충격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교부세 교부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최고 세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지만, 최저 조정률을 설정해 정부가 지자체에 배분하는 돈의 최소치 기준을 설정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 일각에서는 교부세 기준 상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는 모양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최근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방재정자립도 문제가 심각하다”며 “단기적으로 현실성 있는 방법은 (현행) 19.24%인 교부세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나라 살림을 하는 기획재정부는 단순히 교부세율을 올리는 것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자체에 교부세와 교육교부금, 국고 보조금 등을 배분하고 있다. 지자체의 어려움도 있지만, 중앙 정부도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라 교부세율을 상향을 위해서는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 많다.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3월까지 75조3000억원 적자로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교부세율을 조정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해 인상하기까지 많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교부세를 교육교부금과 묶어 조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도 교육교부금은 지속적으로 불어나 2070년에는 1인당 교육교부금이 최대 11배로 급증할 전망이다. 현행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의 일부로 조성되는데, 저출생으로 인구가 주는 만큼 산정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한 상황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중앙정부가 2020년부터 평균 매년 100조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무턱대고 교부세를 상향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교부세와 교육교부금을 통합해 각 지자체가 배분하도록 하는 방안을 중심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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