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TK 신공항, '2029년 개항' 목표 달성 가능할까[팩트체크]

이연희 기자 2024. 6.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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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부지 공사 유찰…재유찰 우려
짧은 공사기간·공동도급 기준 업계 부정적
TK신공항, 정부 재정지원 요구…법안 발의도
[부산=뉴시스]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예정부지. (사진=뉴시스 DB) 2024.06.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연희 기자 = 정부가 2029년도를 목표로 가덕도신공항과 대구경북(TK) 신공항 개항을 추진 중이지만 공사 유찰 또는 재정 부족 등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2029년 개항을 목표로 가덕도신공항과 TK신공항, 새만금국제공항 등 지방권 신공항 조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가 건설업계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행·재정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덕도신공항 부지 건설 공사는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해 건설하는 10조5300억원의 규모 사업으로 전체 사업비 13조4913억원의 78%를 차지하는 대규모 공사다. 국토교통부는 착공일로부터 2190일(6년) 동안 공사해 2030년 준공하고 2029년 12월 개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덕도신공항은 당초 2035년 6월 개항으로 추진됐지만 '2030 부산 세계 박람회(엑스포)' 유치 국면을 맞아 2029년 12월로 5년 이상 당겨졌다. 이에 따라 기본 설계(150일)와 실시 설계(150일)를 포함한 설계는 10개월 내에, 공사는 5년 내에 마쳐야 한다. 엑스포 유치가 무산된 후에도 정부의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방침은 그대로 유지된 상태다.

국토부는 이 같은 일정표를 갖고 지난 5일까지 첫 입찰을 진행했으나 건설사 한 곳도 입찰에 응하지 않아 유찰됐다. 이에 지난 7일 재공고를 하고 오는 24일까지 희망 업체의 사전심사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 그러나 10대 건설사 중 2개사를 초과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없다는 공동도급 제한 조건을 비롯해 공사기간이나 설계용역비 등 조건은 첫 입찰 때와 동일해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사들은 대형 건설사 3개사 이상이 컨소시엄을 이뤄야 국토부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출 수 있다며 조건 변경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공사 규모가 10조원 이상인데 공동도급 허용 범위를 2개사로 제한하면 기간 내 공사를 마치기 위한 위험 부담과 비용이 너무 크다는 얘기다.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신공항을 육상과 해상에 걸쳐 배치하는 등 공사의 난도가 높고 지반이 균등하지 않게 가라앉는 부등침하 등 안전성 우려, 공사 난도에 비해 공사기간이 당초 계획보다 절반가량 짧은 5년으로 단축된 점 등 여러 가지로 입찰 여건이 좋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기간이 처음에는 여유로운 일정이었지만 엑스포 유치를 앞두고 5년으로 줄어서 촉박한데다 육상·해상에 걸쳐 짓는 난도 높은 공사를 하기에는 사업성이나 안전성 리스크 등 입찰환경이 좋지 않다는 분위기"라며 "개항 시기에 맞춰 전문 설계인력 등을 확보하고 공사를 시작하려면 현실적으로 10대 건설사 3개사 정도는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구=뉴시스] 정창오 기자=홍준표 대구시장(사진 가운데 빨간 상의)이 지난 3월20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사진 왼쪽 1번째)·강대식(대구 동·군위을, 사진 오른쪽 1번째) 의원이 참석한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이한준), 한국공항공사(부사장 이미애), 대구도시개발공사(사장 정명섭), 대구교통공사(사장 김기혁), 경상북도개발공사(사장 이재혁)와 TK신공항 건설 및 종전부지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사진=대구시 제공) 2024.03.20. photo@newsis.com

그러나 정부는 조건 변경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전날 설명자료를 통해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후 실시설계 과정에서 건설전문조직인 가덕도신공항 건설공단과 실시설계 적격자 컨소시엄이 협력해 (예정대로) 2029년 12월 개항하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같은 2029년 개항 예정인 TK신공항도 특별법 개정 등 국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TK신공항은 정부와 대구시 등 지자체가 오는 2029년 개항 목표로 추진 중인 민간·군 복합 항공이다. 정부와 대구시는 지난 2020년 군위 소보면과 의성 비안면 일원을 군 공항 및 민간 공항 이전 부지로 확정하고 준비 중이다.

TK신공항의 경우 군 공항은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민간공항은 정부재정사업으로 추진된다. 대구시가 군 공항을 건설해 국방부에 기부하는 대신 국방부가 기존 군 공항 후적지를 대구시에 넘겨주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TK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을 맡을 특수목적법인(SPC)에 참여하는 민간 건설사들의 부담이 크다는 우려가 나왔다.

국가 재정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 개정 움직임도 이뤄지고 있다. 대구 수성구를 지역구로 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TK신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에는 국가가 대구경북 신공항 초과 사업비를 재량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했으나 이를 의무화했다. 국가가 현재 군 공항 등이 위치한 부지를 개발할 때 각종 기반 시설 설치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 건설사업 자금 조달을 위한 지방채 발행 허용과 타당성 심사 면제 특례 등 추가적인 행·재정적 지원안도 포함됐다.

주 의원은 "TK신공항 건설사업과 종전 부지 개발사업이 안정적·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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