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서운한 듯' 손흥민, 토트넘과 재계약 '지지부진' 직접 밝혔다 "아직 오고 간 얘기 없어... 최선 다했는데"

박재호 기자 2024. 6. 12.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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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이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 중국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최종 6차전에서 중국 관중을 향해 '손가락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손흥민(32)의 재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는 이유는 간단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협상을 시도조차 않았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최종 6차전 홈경기에서 풀타임을 뛰며 한국의 1-0 승리에 일조했다.

중국의 밀집 수비에 고전하던 한국은 좀처럼 득점을 뽑아내지 못하다가 손흥민의 절묘한 패스가 선제골의 기점이 됐다. 후반 27분 손흥민이 박스 왼편에서 올린 땅볼 패스를 중국 수비수가 걷어내자 쇄도하던 이강인이 왼발로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은 환히 웃으며 함께 골 세리머니를 펼쳤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손흥민은 토트넘과 재계약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내년 6월까지 계약이고 1년 연장 옵션이 있다. 영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이 장기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재계약 소식이 들려오지 않아 팬들의 궁금증을 샀다.

손흥민(왼쪽)과 이강인이 함께 기뻐하는 모습. /사진=김진경 대기자
손흥민의 재계약 여부가 유럽 축구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손흥민이 직접 입을 열었고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손흥민은 "(재계약에 대해) 아직 드릴 얘기가 없고 구단과 오고 가는 얘기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계약 얘기가) 불편한 상황인 것은 사실이다. 저는 항상 토트넘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재차 "아직 (토트넘과) 얘기를 주고받은 상황이 아니다"라면서도 "계약 기간이 충분히 남아있고 이 문제로 신경 쓰는 것보다 제가 선수로서 해야 할 것들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재계약 움직임이 없는 구단에 답답함과 서운함이 동시에 묻어 나오는 듯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해 어느덧 9시즌을 뛰고 있다. 총 408경기에 출전해 162골을 터트렸다. 토트넘 역대 득점 1위 해리 케인(273골)과 2위 지미 그리브스(266골), 3위 바비 스미스(208골), 마틴 치버스(174골)에 이어 역대 득점 5위에 올라있다. 팀 역사이자 상징으로 자리 잡은 손흥민이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하지만 주급 19만 파운드(약 3억 3000만원)로 팀 내 최고 주급을 받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맺는다면 지금보다 많은 금액을 줘야 한다. 손흥민이 여전히 팀 에이스로서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서른이 훌쩍 넘은 선수에게 고액 연봉을 제안하는 것은 토트넘에게 부담이 따른다. 토트넘은 연장 옵션을 발동해 2026년까지 손흥민을 안정적으로 잡아놓고 이후 합의점을 찾으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지난 시즌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구단들이 거액의 오일 머니를 앞세워 손흥민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도 이와 관계가 있다. 유럽 구단은 서른이 넘은 선수와 장기 계약을 맺지 않는 것이 흔하다. 사우디라아라비아 구단들은 아직 전성기 기량이지만 유럽 내 장기 재계약이 어려운 손흥민을 영입해 최소 2년 이상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재계약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최근 페네르바체로 부임한 조제 무리뉴 감독이 첫 영입 선수로 손흥민을 꼽은 것으로 전해져 큰 관심을 모았다. 이에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직접 나서 이적설을 발 빠르게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레비 회장은 손흥민과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레비 회장은 '짠돌이'로 악명이 높다. '짠돌이'가 팀 레전드를 대하는 방식에 영국 현지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실제 토트넘 팬 커뮤니티에는 장기 계약 제안을 하지 않은 토트넘을 향한 비난 댓글이 넘쳐난다. 한 팬은 "우리는 화가 난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존중하지 않는다. 올 시즌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새로운 계약을 제안받을 자격이 있지만 토트넘은 장기 계약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팬은 "너무 실망스러운 대응이다. 이것이 토트넘 레전드를 대우하는 방식인가. 손흥민은 토트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선수다. 이럴 바엔 사우디로 보내는 게 낫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손흥민. /AFPBBNews=뉴스1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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