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리듬과 멋을… 미니멀하게 돌아온 프린지 패션
패션에 예술적 영감 불어넣어
런웨이에서 이어지는 프린지 행렬
미니멀한 아이템과 잘 어울려
프린지 장식은 패션 신에서 몇몇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대표적 인물이 로큰롤의 황제이자 당대 패션 아이콘으로 역사에 남은 엘비스 프레슬리다. 프레슬리가 197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서트에서 처음 선보인 순백의 프린지 점프슈트는 등장과 동시에 레전드 아이템이 됐다. 이는 아이비리그 스타일의 정갈한 슈트가 지배하던 당시 패션 규범에 대한 도전이었다. 보디라인을 강조한 타이트한 피트와 과감한 클리비지 라인, 몸을 흔들 때마다 찰랑이는 색색의 나무 구슬 프린지 장식까지 남성이 가진 관능미를 한껏 드러낸 이 점프슈트는 젊은이들의 자유와 반항 정신에 부합하며 데이비드 보위를 포함한 중성적인 스타일의 글램 록 아티스트들의 스타일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쳤다.
이는 지금도 유효하다. 프레슬리의 일대기를 다룬 2022년 작 영화 ‘엘비스(Elvis)’의 감독 배즈 루어먼이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세대가 프레슬리의 음악은 몰라도 그가 ‘흰색 점프슈트를 입은 남자’라는 것은 알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그의 아이코닉한 스타일은 현재까지 회자되고 있다.
전설적인 1980년대 팝 가수 티나 터너는 또 어떤가. 매릴린 먼로의 드레스를 제작했던 디자이너 밥 매키가 터너에게 헌정한 반짝이는 프린지 윙 장식의 미니 드레스는 그의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어우러지며 당시 마돈나와 함께 어깨를 견주는 팝 스타로 명실상부 자리 잡게 했다.
Y2K에 대항하는 1990년대 미니멀리즘이 올 시즌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프린지 장식 역시 한층 우아하고 시크하게 변모하고 있다. 미래적인 느낌을 강조한 메탈 소재와 가늘고 긴 수술 장식은 작은 움직임에도 섬세하게 흔들리며 보헤미안으로 한정됐던 거칠고 투박한 프린지에 대한 편견을 깨부순다.
어깨와 골반을 지나 발목으로 떨어지는 고급스러운 금은빛 프린지 디테일로 우아한 테일러링을 제안한 아크리스와 조르조 아르마니의 드레시한 룩이 이를 증명한다. 질 샌더 역시 블랙 프린지 장식 톱에 미디스커트나 슬랙스를 정중하게 매치해 세련되면서도 역동적인 오피스 룩을 연출하고 나섰다. 바지와 스커트에 레이어드할 수 있는 프린지 벨트 액세서리의 활약도 두드러지는 추세. 특히 포멀 룩에 프린지 벨트를 둘러 지루함을 덜어낸 프라다와 제니의 룩은 프린지 역사상 가장 쿨한 변신이라 할 만하다.
걸음마다 찰랑이는 프린지 자락들은 스타일에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자유롭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만든다. 프린지 특유의 장식성은 그 자체로 디자인이 되므로 되도록 미니멀한 아이템과 매치해 스타일 강약을 조절하는 게 현명한 스타일링 방법이다. 그래도 어딘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가방이나 벨트, 스카프, 슈즈 등 액세서리로 눈을 돌려 스타일에 악센트를 주는 것도 좋다. 이번 시즌 화룡점정을 찍은 프린지 장식으로 일상에 리듬과 멋을 추가해 보는 건 어떨까. 눈으로 보는 것보다 입었을 때 그 재미가 배가될 것임이 분명하다.
안미은 패션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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