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양시, 노루페인트 건축 심의 중단해라

경기일보 2024. 6. 1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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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만안구 박달동 일대 공업부지 개발 사업 계획이다.

노루페인트가 부지에 연구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노루페인트 측의 입장 번복이나 안양시의 모호한 협의 가능성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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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 대규모 개발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만안구 박달동 일대 공업부지 개발 사업 계획이다. 2021년부터 개발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했다. 최근에는 박달지식·첨단산업단지 입지조사 및 기업유치 전략용역도 진행 중이다. 이 지역에서 지난달 27일 또 다른 건축 절차가 시작됐다. 노루페인트가 부지에 연구단지를 짓는 사업이다. 회사 측은 건축심의위에 서류를 제출했고 부서 협의가 진행중이다. 시의 개발 방향과 충돌이 생긴 것이다.

충돌의 발단은 2014년 9월이다. 박달2동에 있던 노루페인트 공장에서 사고가 났다. 유해물질인 에폭시가 대량 유출됐다. 이 사고로 안양, 광명, 부천 등 수도권 서부지역이 악취로 뒤덮였다. 주민 150명이 두통과 설사, 구토, 호흡곤란을 일으켰다. 도심에서 발생한 당시 사건이 주민에게 준 충격이 컸다. 피해자와 주민들이 대책을 호소했다. 안양시가 회사 측과 협의를 벌였다. 시는 노루페인트와 공장이전 등에 합의했다고 주민에 밝혔다.

당시 발표는 주민들에게 ‘노루페인트 공장 이전’으로 각인됐다. 바로 그 부지에서 개발 계획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노루페인트 측 관계자가 전하는 입장이 의외다. “10년 전 내용은 알 수 없다”며 “현재 공장 이전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알고 있는 협의 내용과 공장 측 주장이 상반된다. 더욱이 이를 설명하는 회사 측 입장이 단호하다. 10년 전 협의 내용 또는 합의 사항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내용이 있다.

노루페인트는 사고재발 방지대책으로 발열반응을 일으키는 수지제품은 다른 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다. 안양공장 이전에 대해서는 기본안을 마련해 협의한다고 돼 있다. 안양시가 공장 이전을 위해 제반 행정을 지원한다는 내용도 있다. 관련 제품 이전 생산, 공장 이전 기본안, 행정 지원 등이 골자다. 다만 이런 협의가 어떤 구속력을 갖고 있는지 등은 알 길이 없다. 노루페인트 측의 입장 번복이나 안양시의 모호한 협의 가능성이 다 있다.

어느 경우든 우롱 당한 것은 안양시민이다. 특히 사고 이후 불안을 안고 사는 박달동 주민의 배신감이 크다. 이번 판단의 출발은 주민이어야 한다. 노루페인트는 이전 거부 이유를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 시는 협의 내용을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 연구단지 건축은 당연히 중단하는 것이 맞다. 건축 심의, 부서 협의도 진행하면 안 된다. 시 또는 회사 측 책임이 분명히 있다. 그 책임 소재를 밝히고 조치를 해야 한다. 시의회의 조사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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