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편해요” 2030 젊은이들의 ‘힙한 종교’

“잘나간다고 까불지 말고, 못 나간다고 낙담하지 마세요. 어차피 세상은 돌고 돕니다. 견디면 좋은 날 옵니다.”
‘뉴진 스님’ 윤성호씨가 자신의 디제잉 공연 때마다 하는 말이다. 불교의 제행무상(諸行無常·모든 것은 변한다) 교리를 압축한 이 멘트에 요즘 2030세대가 열광한다. 지난달 뉴진 스님의 서울 종로구 연등회 공연 때 2030 관객 수만 명은 ‘극락왕생’ ‘부처핸섬’을 한목소리로 외치며 제자리를 방방 뛰었다. 마치 클럽이나 콘서트 같은 분위기였다.
젊은 세대는 불교의 포용성과 여유에 가장 큰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6개월에 한 번씩 템플스테이를 하러 간다는 직장인 안채은(26)씨는 “신앙을 강조하는 다른 종교와 달리 불교는 내면을 살피도록 돕는다”며 “수양을 하고 스님과 차담을 나누면 마음의 평화나 위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기적인 집회 참석이나 특정 교리에 대한 끈질긴 신앙심을 요구하는 다른 종교보다 불교가 편안하다고 말하는 젊은이들도 많다.
직장인 여재인(30)씨는 “불교에 다가가는 데 마음의 부담이 덜하다”면서 “강원도 낙산사, 부산 해동용궁사 등 전국 각지의 사찰을 찾아다니며 부처님 말씀을 필사하고 예불을 드리며 바쁜 일상과 잠시 멀어지는 시간을 보내곤 한다”고 했다.
‘주변에 티를 내지 않는 종교 생활’이 매력적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직장인 박모(26)씨는 “불교 신자들은 혼자 고고하게 수행하면서도 불교 신자라는 점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다”면서 “주변에서 교회나 성당에 다니는 사람은 많이 봤지만 젊은 사람이 ‘절에 다닌다’ ‘불교 신자다’ 말하는 경우는 적어서 그런 희소성이 ‘힙한 불교’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4월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불교국제박람회를 찾은 13만명 중 80%가 2030 청년이었다고 한다. 이 행사에 참석한 김다예(24)씨는 “전혀 딱딱하거나 엄숙하지 않았고, 그냥 자연스럽게 즐기다 가라는 분위기가 좋았다”고 했다. ‘중생아 사랑해’ ‘응~ 수행정진하면 돼~’ 같은 문구가 적힌 각종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연애·취업·결혼 시장에서 지나치게 높은 기준에 억눌린 젊은 세대가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는 불교에서 위로와 안식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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