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튼 날, 군사분계선 넘은 北

양지호 기자 2024. 6. 12.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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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군인 수십명, 경고 사격에 퇴각
북한이 전방지역에 대남 방송용 확성기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1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 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임진강변 북측 초소 인근에 확성기로 추정되는 대형 시설물(붉은원)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군이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던 지난 9일 북한군 수십 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가 우리 군의 경고 사격에 퇴각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11일 밝혔다.

합참은 “9일 낮 12시 30분쯤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작업하던 북한군 일부가 군사분계선을 단순 침범해 우리 군의 경고 방송 및 경고 사격 이후 북상했다”며 “이 외에 특이 동향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DMZ는 현재 수풀이 우거져 있고 군사분계선 표지가 잘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며 “우리 군이 경고 방송 및 경고 사격을 한 이후에 즉시 북상한 것으로 봐서는 (군사분계선 남쪽으로) 침범할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북한군 20∼30명 중 다수는 곡괭이·삽 등 작업 도구를 들고 있었고, 일부는 무장 상태였다고 한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이 짧은 시간 동안 군사분계선 남측 약 50m 지점까지 왔다”며 “작업 중이던 북한군이 길을 잃고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9일은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우리 군이 최전방 지역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날이다. 합참이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 사실을 이틀 지난 11일에 공개한 것은 긴장이 추가적으로 고조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리 군은 이날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밤 이후 북한 추가 도발이 없는 가운데 상황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합참은 이날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응한 북한군 동향과 관련해 “북한이 대남 방송을 하기 위해 대남 확성기를 설치했다”며 “대남 방송은 아직 청취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11일 오후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산에 북한의 대남 확성기로 보이는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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