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손흥민 "축구 발전 위해 좋은 감독님 와야"(종합)
[서울=뉴시스] 안경남 하근수 기자 =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차기 사령탑에 대해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좋은 감독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1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최종 6차전' 홈 경기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뛰며 한국의 1-0 승리에 힘을 보탰다.
통산 127번째 A매치에 나선 손흥민은 이영표와 함께 역대 A매치 최다 출전 공동 4위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비록 기대했던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손흥민은 경기 내내 중국 수비를 휘저으며 월드클래스의 기량을 뽐냈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하나 된 모습으로 무실점 경기를 마칠 수 있어 긍정적이었다"며 "선수들이 침착함을 유지해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었던 게 승리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쉬운 점도 있었다. 찬스를 더 살렸다면 더 큰 점수 차로 이겼을 것이다. 하지만 1-0 승리도 완벽해 선수들에게 고맙다. (김도훈) 감독님과 코치진에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손흥민은 "많은 팬의 성원을 받으며 경기를 할 수 있어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팬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다.
전반 경기 도중에는 중국 원정 팬들의 야유가 쏟아지자 손가락으로 3-0을 만드는 제스처를 보이기도 했다. 오른손을 들어 엄지, 검지, 중지 손가락까지 세 손가락을 펴 들고, 왼손가락은 동그랗게 말아 '0'을 만들었다.
지난해 11월 중국 원정 스코어를 표현한 것이다.
손흥민은 "특별히 야유 받을 행동은 하지 않았다"며 "우리 홈에서 그렇게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한국 팬들을 무시한다는 생각을 받았고, 선수로서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작년에 우리가 이겼던 스코어를 제스처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 좋은 경기를 했고 승리한 게 가장 중요하다. 축구를 하다보면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런 상황에 말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나도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축구를 배우면서 기본적인 틀 안에서 규칙과 규율이 중요하다. 여러 감독님을 보고 여러 경험을 하며 다양한 색깔의 옷을 입는다. 능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축구에선 규율대로 움직이고 약속된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 선수가 떠나면 그걸 메울 선수를 미리 구상하고 계획을 짜는 것처럼 큰 그림을 그려야 대표팀도 성장한다. 한국이 어떤 축구를 할지 구체적인 생각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다. 뛰어난 선수들이 많으니 시간이 걸려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 인터뷰에 응한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표팀 경기까지 정말 재밌는 시즌이었다"라고 운을 뗀 다음 "선수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한국에서 이렇게 마무리 경기를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뻤고 재밌었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이날 중국전 승리로 3차 예선 톱시드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손흥민은 "어차피 최종 예선을 가면 강팀들과 해야 한다. 톱시드로 가냐 안 가냐보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을 했다고 생각한다. 결과들이 따라와 선수들이 분명히 칭찬받아야 될 소집 기간이었다. 행동 하나하나 신경 써서 했던 것들이 경기장에서 그대로 나타나 주장으로서 기쁘다"고 웃었다.
기자회견에서도 나왔던 세 손가락 제스처 관련 질문이 믹스트존에서도 나왔다.
손흥민은 "내가 굳이 야유를 받을 행동을 하지 않았다. 조금 심각하게 야유를 하시더라. 그런 상황에서 여유 있게 대처하고 싶었다. 작년에 원정을 가서 3-0으로 이긴 것들이 갑자기 떠올라 그렇게 제스처를 했다. 내 입장에서는 차분하게 잘 받아들인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을 또 이용할 줄 아는 게 경험에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기는) 어떻게 보면 저희 집이지 않나. 저희 집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 자체가 저희 팬들을 무시한다고 생각해 어느 정도 잘 대처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A매치 최다 출전 4위' 달성에 대한 소감으로는 "이렇게 많이 뛸 수 있는 것 자체를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몸 상태가 되는 것도 너무 감사하다.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주신다. 이 자리를 통해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대표팀을) 너무 오래 하고 싶고 최대한 많은 즐거움을 드리고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최근 소속팀 토트넘과 동행이 불투명하다는 보도와 튀르키예 프로축구 쉬페르리그 페네르바체에 입단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 드릴 얘기가 없다. 구단과 오고 가는 이야기가 하나도 없다. 조금은 불편한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나는 항상 토트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구단에 있는 동안 무언가를 안기고 싶다는 걸 숨기지 않고 항상 말했다. 나 자신과 또 팬들과 한 약속이 있기 때문에 지키고 싶다. 아직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상황은 아니다. 아직 기간도 충분히 남아 있다. 내가 해야 될 것들을 하는 게 선수로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대표팀 차기 감독에게 바라는 점이 있냐는 물음에 "정말 원하는 감독님을 데려오려면 세계적인 명장을 데려와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런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팀의 일원으로서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 좋은 감독이 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축구협회에서 어떤 축구를 원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지 잘 선택할 거라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제 9월까지 시간적으로 조금 여유가 있으니 너무 성급한 것보다는 진행 과정을 조금 여유롭게 지켜봐 주시면 좋은 선택을 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며 "그게 또 선수들과 팬들 그리고 한국 축구를 위해서도 도움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hatriker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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