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 또 벌어지나…'몰수패 당한' 북한, 미얀마 4-1 대파→2위로 3차 예선 진출 성공

김건일 기자 2024. 6. 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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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2026 월드컵 2차 예선을 뚫어 냈다. 11일(한국시간)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6번째 경기에서 미얀마를 4-1로 대파했다. 북한은 2차 예선 마지막 경기 승리로 승점을 9점으로 쌓아 시리아(7점)를 끌어내리고 2위로 일본(18점)과 함께 3차 예선 진출 자격을 얻었다. 사진은 지난 3월 일본 원정 경기를 나선 북한 남자 축구 대표팀.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북한이 월드컵 3차 예선에 진출했다.

11일(한국시간)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6번째 경기에서 미얀마를 4-1로 꺾었다.

북한은 2차 예선 마지막 경기 승리로 승점을 9점으로 쌓아 시리아(7점)를 끌어내리고 2위로 일본(18점)과 함께 3차 예선 진출 자격을 얻었다.

전반 13분 만에 리일송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북한은 3분 뒤 리국종의 추가골로 2-0을 만들었다. 이어 전반 43분 리일송의 멀티골로 3-0으로 점수 차이를 벌렸다.

북한은 후반 13분 미얀마에 만회골을 내줬지만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고, 오히려 후반 막판 리국종의 페널티킥 득점이 나오면서 세 골 차로 경기를 끝냈다.

북한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아시아 2차 예선에 출전, 한국 등과 경기를 치렀지만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중도 기권해버렸다.

▲ 북한축구협회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B조 조별리그 4차전 일본과 홈경기를 26일 평양에서 개최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갑작스럽게 표명했다. 국제축구연맹은 북한의 몰수패와 제재금 징계를 내렸다.

남자 축구 대표팀은 이후 한동안 국제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가 남자 연령별 대표팀이 출전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다시 국제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미얀마 원정에서 6-1 승리는 2019년 9월 10일 스리랑카를 상대로 치른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경기(1-0 승) 뒤 북한이 4년 2개월여 만에 거둔 A매치 승리다.

1승 1패로 2차 예선을 출발한 북한은 지난 3월 일본과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 먼저 일본 원정에서 0-1로 졌고 홈에서 펼치기로 한 경기는 경기 닷새를 앞두고 전염병을 이유로 홈 경기 개최를 거절했다가 0-3 몰수패로 돌아왔다.

북한은 지난 6일 시리아를 1-0으로 잡으면서 3차 예선 진출 희망을 키웠다. 이날 시리아가 일본에 0-5로 대패한 반면 북한은 승점 3점을 챙기면서 순위를 뒤집었다.

북한이 3차 예선에 진출하면서 한국과 만날 가능성도 있다. 조편성 포트는 FIFA 랭킹에 따라 배정되는데 실시간 랭킹에 따르면 북한은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등과 가장 포트가 낮은 6포트에 배정될 전망이다. 한국은 일본, 이란과 함께 1포트다. 한국으로선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역시 6포트에선 껄끄러운 팀이다.

2차 예선에선 중립 경기를 요청한 북한이 3차 예선에선 홈 경기를 벌일지도 관심을 모은다. 한국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 북한과 같은 조에 편성됐고, 2019년 11월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경기했다.

▲ 북한은 3월에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을 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B조 4차전이 평양에서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킥오프를 5일 앞둔 상황에 아시아축구연맹에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 다지마 고조 일본축구협회장은 도쿄에서 북일전이 끝난 뒤 믹스트존에서 “너무 갑작스러워서 곧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라며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6월에도 평양 개최를 하지 않고 중립 구장으로 바꿨다.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는 \"북한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 홈 경기 장소를 변경했다. 중립국가인 라오스에서 경기가 열릴 예정\"이라고 알렸다. 시리아축구협회에 따르면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경기 이틀 뒤 새벽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손흥민은 김일성 스타디움 인조 잔디에서 경기를 치른 것에 대해서 "축구선수로서 잔디 탓을 하는 것은 핑계"라면서도 "선수들이 100% 기량을 보여줄 수 없었던 환경이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북한 선수들의 날선 반응도 한국 선수들을 괴롭혔다. 손흥민은 "상대가 많이 거칠게 나왔다. 북한 선수들이 예민하게 반응했다"며 "북한의 작전이었을 수도 있지만, 누가 봐도 거친 플레이를 했다"고 했다.

경기 도중 북한 선수들의 욕설도 난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손흥민은 구체적으로 어떤 욕설을 들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북한 선수들에게 심한 욕설도 들었다"며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웃었다. 손흥민은 "안 다쳐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다"며 "이런 경기에서 부상 없이 돌아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과 북한의 경기를 관전한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영상을 올렸는데, 여기에는 경기가 과열되면서 선수들끼리 충돌하는 상황이 담겼다.

또 북한은 무중계·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했을 뿐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도 선수 숙소로 지정된 호텔 외에는 어느 곳도 방문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이와 관련해 손흥민은 "북한이 우리의 전력을 크게 의식해 이런 행동을 한다고 생각했다"며 "외부적인 것보다는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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