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탔는데 조용하고 멀미도 안나”...‘전기로 가는 배’ 우리 바다 누빈다
승객 120명·차량 20대 적재
600톤급...26차례 시험 운항
30km 운항 거리는 한계
목포~제주 선박 개발 추진
김영식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친환경연료추진센터장은 “전기추진 차도선은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실증 막바지 단계에 있다”며 “본격 운영이 시작되면 선박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탄소중립을 실현하는데 기여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기추진 차도선은 무게 420t, 길이 60m, 폭 13m의 선박이다. 승객 120명과 차량 20대를 실을 수 있다. 적재 가능 무게까지 합치면 600톤이 넘게 된다. 가장 큰 특징은 전기로 동력을 얻는다는 점이다. 250킬로와트시(kWh) 용량의 고정식 배터리 두 개와 트럭에 실은 800kWh 용량의 이동식 배터리 두 개를 장착하고 있다. SK온이 공급한 이 배터리들로 최대 12노트(시속 22.22km)의 속력을 낸다. 이동식 배터리는 교체가 가능하다. 배가 충전을 위해 정박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전기추진 차도선은 지난해 5월 실증 운항을 시작했다. 이날 26차 운항을 마친 차도선은 조용히 부둣가에 정박했다. 차도선에 올라타도 시끄러운 소리나 진동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갑판 아래 엔진실로 들어갔다. 엔진실 역시 조용했다. 김 센터장은 “본래 엔진실에서는 소음이 커 귀마개를 껴야하고 대화도 불가하다”며 “이렇게 엔진이 조용하니 진동이 적어 승객에게 유발하는 멀미 또한 적다”고 말했다. 실제 전기추진 차도선의 소음은 일반 차도선 대비 평균 10데시벨(db) 낮은 것으로 측정됐다.
국내에서도 전기추진 선박 개발을 추진했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주관 하에 KAIST, 한국전기연구원, 유일 등 15개 산학연 기관이 개발에 참여했다. 김 센터장은 “개발한 전기추진 차도선의 국산화율은 약 90%”라며 “전기추진 선박의 핵심 기술이 되는 모터나 프로펠러 기술 등을 모두 국산화했다”고 말했다.
전기추진 차도선은 최대 30km까지 운항이 가능하다. 목포항에서 압해도와 장좌도, 달리도까지 갈 수 있는 거리다. 전기추진 차도선 실증은 올해 끝이 난다. 이후 내년부터 본격 출항에 나선다. 연구팀은 우선 목포항 근처 섬부터 취항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연구팀은 전기추진 추도선의 도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추진 차도선은 친환경은 물론 경제성까지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추전 차도선은 30km 운항에 전기료 약 16만원이 소요된다. 반면 기존의 디젤 엔진의 차도선은 연료비로 약 200만원이 소요된다.
연구팀은 전국의 모든 기존 차도선을 전기추진 차도선으로 대체하는 게 목표다. 연구팀은 “실제 운항에 나서면 전기추진 차도선의 운항효율 등을 더 높일 수 있는 기반 데이터들을 얻게 될 것”이라며 “배터리의 개발 속도 또한 빨라 3~4년 후에는 목포에서 제주까지 갈 수 있는 운항거리를 가진 전기추진 차도선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운열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원장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R&D)은 필수”라며 “전기추진 차도선이 원활하게 상용화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매일경제·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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