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中응원석에 ‘3대0′ 제스처, 우리 팬 무시하는 것 같아서”
한국과 중국의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최종전이 열린 서울 월드컵경기장은 6만4935명 관중으로 가득 찼다. 한국 홈팬들 뿐만 아니라 중국 원정 팬들도 관중석 한쪽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특히 중국 팬들은 손흥민·이강인 등 한국의 스타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 거센 야유를 보냈다. 일부는 경기 전 전광판에 출전 선수가 소개될 때 한국 선수들을 향해 손가락 욕설을 하기도 했다.
한국의 주장 손흥민이 이에 응수했다. 전반 막판 중국 관중들이 손흥민을 향해 거센 야유를 퍼붓자 손흥민은 여유 있는 표정을 지으며 그들을 향해 한 손으로는 손가락 3개를 펴고, 다른 손으로는 숫자 0을 만들어보였다. 지난해 11월 중국 원정 맞대결에서 한국이 3대0으로 승리한 사실을 상기시킨 듯 했다. 손흥민 행동에 한국 홈팬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한국인 후반에 터진 이강인의 결승 골로 중국을 1대0으로 이겼다.
손흥민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도발’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내가 야유 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선수로서 야유를 받을 순 있지만, 우리 홈 경기장에서 우리 팬들까지 무시한다고 느껴서 대한민국 선수로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를 하다보면 그런 일은 종종 벌어진다. 중요한 건 우리가 좋은 경기로 승리했다는 것”이라며 “말리지 않고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나도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날 좌우 측면에서 화려한 발재간으로 중국 수비를 흔들고 이강인의 결승 골의 시발점이 된 패스를 하는 등 공격에서 맹활약했다. AFC(아시아축구연맹) 선정 MVP(최우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단단한 모습으로 큰 위협 없이 무실점으로 마쳤다”며 “더 큰 점수 차로 이기지 못한 게 아쉽지만 거의 완벽한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한국에서 해서 즐거웠고, 많은 성원을 받아서 유종의 미를 잘 거뒀다”며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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