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 '중국 관중 향해 3-0 제스처' MVP·주장 손흥민, "팬 무시하는 기분, 우리 홈에서 용납 못해"
(베스트 일레븐=상암)
"우리 홈에서 그렇게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팬들을 같이 무시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6차 중국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대한민국은 중국전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2차예선 5승 1무, 승점 16을 기록했다. 앞서 5차전에서 싱가포르를 잡아내며 일찌감치 3차예선 진출을 확정했던 한국이다. 이번 경기에서 무승부나 패배를 기록하면 총 세 자리가 주어지는 3차예선 톱 시트 확보를 장담하지 못했으나, 보란 듯 중국의 수비를 뚫어내며 톱 시드 확보가 유력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중 상위 세 팀에 1포트 자리가 주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현재 FIFA 랭킹 23위를 기록 중이다. AFC 소속 국가 중 일본(18위), 이란(20위)에 이어 3위다.
경기 후 김도훈 감독이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선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 최우수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단단한 모습으로 크게 위협적 장면을 만들지 않고 잘 마쳤다. 완벽한 경기는 없지만 선수들이 잘 기다리고 침착하게 잘 만들고 기회를 만든 게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전반 43분 중국 배후를 침투하던 손흥민이 공을 잡지 못하고 골라인 아웃되자 맞은 편에 있던 중국 관중은 그에게 야유를 보냈다.
손흥민은 이에 웃으며 한 손으론 숫자 3, 반대편 손으로는 0을 그리며 3-0를 의미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지난 2차예선 2차 중국전 3-0 승리를 의미하는 몸짓이었다.
그는 "우리 홈에서 그렇게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팬들을 같이 무시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대한민국 선수로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배경을 전했다.
앞서 김도훈 감독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두고 "볼을 소유하고 지배하며 포지셔닝과 밸런스가 다듬어지면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좋은 결과를 만들 거라 예상한다. 한국 축구가 나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말하자면, 능동적인 축구,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살려 나가야만 우리가 좋은 결과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손흥민은 "감독님이 말씀하신 건 선수들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전술이다. 능력도 좋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규율적으로 움직이고 약속된 플레이로 움직이는 거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동의했다.
▲ 다음은 대한민국 주장 손흥민의 기자회견 전문
-. 경기 소감
"감독님 말씀처럼 쉽지 않은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단단한 모습으로 크게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지 않고 잘 마쳤다. 완벽한 경기는 없지만, 선수들이 잘 기다리고 침착하게 잘 만들고 기회를 만든 게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아쉬웠던 것도 있다. 1-0이었던 경기에서 기회를 잘 살리면 큰 점수 차를 가져올 수 있었지만, 축구는 많은 것으로 결과가 바뀌기에 완벽한 경기를 한 선수들에게 고맙다. 코칭 스태프와 지원 스태프들이 많이 고생했는데, 두 경기를 많은 득점과 무실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한국에서 치를 수 있어 너무 재미있었다. 유종의 미를 잘 거뒀다.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전반전 중국 팬 야유에 보인 제스처 의미는?
"특별히 야유받을 행동을 하진 않았다. 선수로서 야유를 안 받아야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 홈에서 그렇게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팬들을 같이 무시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대한민국 선수로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가 했던 걸 제스처로 보여준 거고 좋은 경기를 했고 승리를 한 게 가장 중요하다. 축구하다 보면 그런 부분이 종종 일어난다. 그런 경우에도 말리지 않고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 나도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받아들였다."
-. 대한민국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김도훈 감독 발언에 동의하는지?
"축구를 하다보면 기본적으로 입혀야 하는 옷이다. 선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보고 배우며 규율적 행동과 규칙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 축구하면서 여러 감독과 여러 경험을 하며 많은 색의 옷을 입는데, 감독님이 말씀하신 건 선수들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전술이다. 능력도 좋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규율적으로 움직이고 약속된 플레이로 움직이는 거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비교할 건 아니지만, 소속팀은 어떤 축구를 할지 보고 대비하는 게 있다. 이런 부분을 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다. 한 선수가 떠나면 메울 선수를 구성하는 것처럼 그런 그림을 미리 만들어 주면 대표팀이 성장하고 나아가는 데 수월할 거라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축구를 하고 싶고 해야 하는지 알고 나아가야 한다. 훌륭한 선수가 많으니 새 옷을 입어도 이런 부분을 고려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확하게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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