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스 저지·소토 앞세워 우승 하나
미 프로야구(MLB) 뉴욕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우승 27회에 빛나는 MLB 최고 명문이다. 2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1회)와 격차가 크다. 그러나 최근 우승은 2009년. 14년째 가뭄이다. 그들 우승 이력서에 가장 길었던 공백은 1979년에서 1995년까지 17년. 다음으로 1963~1976년과 최근 14년이다. 올해도 우승을 못 하면 역대 둘째 기록을 세운다. 양키스 팬들이 지금을 ‘암흑기’로 부르는 이유다.
그런데 그 암흑기를 끝낼 조짐이 보인다. 양키스는 11일 47승 21패로 지구 1위이면서 리그 전체 1위를 달린다. 원래 우승 후보 1순위는 LA 다저스였다. 수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에 일본 프로야구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라스노까지 영입해 막강 전력을 구축했다.
반면 양키스는 다크호스 정도로 지목됐다. 지난해 성적은 82승 80패. 아메리칸리그(AL) 동부 지구 4위에 그쳤다. 7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실패하면서 자존심이 무너졌다. 올해도 큰 반전은 없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선봉에는 거포 듀오 애런 저지(32)와 후안 소토(26)가 있다. 지난해 저지는 부상 여파로 106경기 타율 0.267, 37홈런을 기록했다. 올해도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듯 첫 33경기에서 0.197로 부진했다. 그러나 5월부터 각성했다. 지난달 5일부터 32경기 동안 타율 0.409 17홈런을 때렸다. 지난 LA 다저스 3연전에서 3경기 홈런 3개를 쏘아 올리며 MLB 홈런 1위(24개)를 질주하고 있다. 2위 거너 헨더슨(볼티모어 오리올스·21홈런)과 3개 차이다.
소토는 양키스가 지난 12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주전급 포수 카일 히사시오카, 불펜 주축 마이클 킹 그리고 유망주 투수 3명을 내주고 데려왔다. 저지를 뒷받침해줄 거포가 필요했던 것. 그 선택도 들어맞았다. 소토는 65경기 타율 0.318(2위) 17홈런(5위) 76안타(공동 4위) 53타점(3위)으로 저지와 함께 공포의 상위 타선을 꾸려가고 있다.
소토는 2018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데뷔, 6시즌 160홈런, 타율 0.284를 기록한 거포 외야수로 2019년 내셔널스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저지와 소토 두 콤비는 과거 양키스 ‘살인 타선’으로 불리는 1927년 루 게릭과 베이브 루스를 떠올리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24세 게릭은 루스와 더불어 양키스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이해 루스는 0.356 장타율 0.772 164타점 60홈런, 게릭은 0.373 장타율 0.765 47홈런 173타점이란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1961년에도 거포 2인방이 있었다. 로저 메리스와 미키 맨틀. 성 앞글자를 따 ‘M&M’으로 불렸던 두 타자는 각각 61홈런과 54홈런을 날렸다. 그해 양키스는 신시내티 레즈를 4승 1패로 가볍게 누르고 통산 19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양키스 팬들은 저지와 소토를 각각 이름과 성을 따 ‘JJ’(Judge Juan)로 부르면서 과거 선배들 영화를 재건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저지와 소토가 간판 홈런 타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원래 저지 파트너는 장칼로 스탠턴(35)이었다. 2017년 59홈런으로 리그 대표 거포였던 그는 양키스로 온 뒤 다소 위력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힘을 갖고 있다. 올해 현재 홈런 15개. 그러니까 이 셋이 합쳐 지금까지 홈런 56개를 쏘아 올렸다. 다저스 ‘빅3′ 무키 베츠(10개), 오타니 쇼헤이(15개), 프레디 프리먼(8개) 33개와 비교하면 한 수 위다.
양키스로선 부상으로 이탈했던 지난해 사이영상 수상자 게릿 콜(34)이 복귀를 준비하고 있어 지금도 막강한 투수력(팀 평균자책점 2.88 리그 1위)이 더 보강된다면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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