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1실점’ 하고도 못 챙긴 승리···불펜 방화에 고개 숙인 페디, ‘페크라이’가 되나
또 다시 호투하고도 불펜 방화 때문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지난해 KBO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빛나는 에릭 페디의 불운이 메이저리그에서 이어지고 있다.
페디는 11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을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잘 막아냈으나 팀이 4-8의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면서 또 승수 추가에 실패했다.
페디는 이날 7회말까지 무실점으로 막고 4-0으로 앞선 8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선두 타자 도미닉 칸초네에게 초구 한복판으로 들어가는 89.5마일(약 144㎞) 커터를 던졌다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고 마이클 코페치와 교체됐다.
하지만 코페치가 아웃카운트 2개를 간신히 잡는 동안 무려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허용, 3점이나 내주면서 순식간에 4-4 동점이 됐고, 페디의 승리는 그렇게 또 무산됐다. 여기에 9회말에 올라온 팀의 세 번째 투수 조던 레아슈어가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묶어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칼 롤리에게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만루홈런을 낟고 고개를 떨궜다.
지난해 KBO리그 NC에서 뛰며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으로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하고 MVP에 올랐던 페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206억원)에 계약했다.
이날까지 14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3.10으로 선전하고 있는 페디는 화이트삭스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승운이 따르지 않고 있다. 화이트삭스는 17승54패, 승률 0.254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승률이 낮다. 팀 전력이 워낙 약하다보니 패배가 더 익숙한 팀이 됐다. 최근에는 구단 창단 후 한 시즌 최다인 14연패 늪에 빠지기도 했다.
페디는 이번 시즌 1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6차례 기록 중인데, 그 중 절반인 3경기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 조금씩 ‘페크라이’가 될 기미가 보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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