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살아있다' 김경문 감독, 현역 유일 900승…'바리아 데뷔승' 한화, 두산 완파[잠실 게임노트]

김민경 기자 2024. 6. 1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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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KBO 역대 6번째 900승 달성 감독이 됐다. 현역 감독으로는 유일하다. 노장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 한화 이글스
▲ 인사하는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왼쪽)과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 ⓒ 한화 이글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한화 이글스가 2연패 늪에서 벗어나면서 5강 싸움을 이어 갔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친정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개인 통산 900승을 달성하며 활짝 웃었다.

한화는 1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과 팀간 시즌 7차전에서 6-1로 완승했다. 7위 한화는 2연패를 끊고 시즌 성적 28승34패2무를 기록했고, 3위 두산은 2연패에 빠지면서 시즌 성적 37승29패2무를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은 한화 지휘봉을 잡고 7경기 만에 개인 통산 900승을 달성했다. KBO 역대 900승 고지를 밟은 6번째 감독이다. 한화 김응용(1554승), 한화 김성근(1388승), 한화 김인식(978승), LG 김재박(936승), 롯데 강병철(914승) 이후 6번째고, 현역 감독 가운데 900승 달성은 유일하다.

김 감독은 2004년 두산 감독으로 데뷔해 2011년 6월까지 정규시즌 960경기에서 512승(432패16무)을 기록했다. 2011년 8월에는 NC 초대 감독으로 선임됐고, NC가 1군에 진입한 2013년부터 2018년 6월까지 740경기에서 384승(342패14무)을 거뒀다. 통산 1700경기 성적은 896승774패30무였다.

김 감독은 지난 2일 한화 제14대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900승 달성에 도전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수원에서 치른 kt 위즈와 3연전에서 3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899승까지 달성했는데, 7일부터 9일까지 대전 홈에서 열린 NC와 3연전에서 2패1무에 그치면서 90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김 감독은 경기에 앞서 오랜만에 친정 두산과 맞대결에 설레는 마음을 표현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 금메달을 함께 일궜던 4번타자 이승엽이 현재 감독인 팀이 두산이라 더 감상에 젖었다. 김 감독이 마지막으로 두산 상대로 경기를 치른 건 NC 시절인 2018년 4월 29일 창원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다시 두산을 만나기까지 2235일이 걸렸고, 잠실 두산전은 2018년 4월 8일 이후 2256일 만이다.

김 감독은 "막상 이승엽 감독을 이렇게 뵈니까 옛날 생각이 또 나고 너무 반가웠다. 물론 승부의 세계에서는 (경기를) 해야 하지만, 이 순간이 잊히지 않는 장면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한다"며 "두산은 잊지 못한다. 두산에 있으면서 내가 베이징에서 감독이 됐으니까. 팬들도 너무 고맙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지금 두산을 너무 편들면 안 된다. 이제 한화 감독이다. 두산에서 감사한 것은 잊지 않고 있으면서 이제는 한화 팬들한테 승리를 드리고 싶다. 홈에서 이기는 경기를 한번도 못 보여 드리고 왔다. 야구는 시리즈 첫 경기가 중요하다. 상대도 선발이 좋지만, 우리도 선발이 나름대로 괜찮으니까. 찬스가 오면 경기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 한화 이글스 선발투수 하이메 바리아 ⓒ 한화 이글스
▲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곽빈 ⓒ 두산 베어스

한화는 황영묵(2루수)-장진혁(좌익수)-안치홍(지명타자)-노시환(3루수)-채은성(우익수)-김태연(1루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이원석(중견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하이메 바리아였다.

두산은 헨리 라모스(우익수)-이유찬(2루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양석환(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강승호(1루수)-전민재(유격수)-조수행(중견수)이 선발 출전했다. 선발투수는 곽빈이었다.

한화 선발투수 바리아는 KBO리그 데뷔 첫 승을 거두면서 김 감독에게 900승을 선물했다. 6이닝 79구 3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면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슬라이더(40개)를 적극적으로 던지면서 직구(37개), 커터(1개), 체인지업(1개)을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 평균 구속은 149㎞로 형성됐다. 79구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2개에 이를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고, 두산 타자들은 끝내 바리아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두산 선발투수 곽빈은 5⅓이닝 99구 8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5패(5승)째를 떠안았다. 지난 4월 6일 롯데전(5이닝 6실점)과 올 시즌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었다. 직구(49개)와 슬라이더(24개), 커브(19개), 체인지업(7개)을 섞어 던졌는데, 유독 직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직구 49개 가운데 볼이 24개일 정도로 영점이 안 잡혔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2㎞, 평균 구속은 148㎞로 형성됐다.

한화 타선은 3회초 곽빈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영점이 계속 흔들리던 곽빈을 몰아붙이기 시작한 것. 선두타자 이도윤이 볼넷을 얻은 뒤 이원석이 좌전 안타를 날려 무사 1, 2루가 되자 황명묵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1사 2, 3루로 상황을 바꿨다. 장진혁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1-0으로 앞서 나가면서 일단 선취점 확보에 만족했다.

4회초에는 주심 타선이 장타를 펑펑 치며 추가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노시환이 중월 2루타로 물꼬를 텄고, 채은성이 좌익수 왼쪽 적시 2루타를 치면서 2-0으로 달아났다. 무사 2루에서 한화는 김태연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하면서 계속해서 한 점을 더 뽑는 야구에 집중했다. 1사 3루에서 최재훈이 우월 적시 2루타를 때려 3-0까지 거리를 벌리면서 작전에 보답했다. 최재훈은 이때 주루 과정에서 왼쪽 허벅지에 불편감을 느껴 선수 보호 차원에서 대주자 유로결과 교체됐고, 4회말 수비부터는 이재원이 대신 포수 마스크를 썼다.

▲ 결승 타점을 장식한 한화 이글스 장진혁 ⓒ 한화 이글스
▲ 멀티히트를 친 한화 이글스 노시환 ⓒ 한화 이글스

바리아는 5회말 갑자기 볼이 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선두타자 양의지가 2루수 왼쪽 내야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양석환이 3루수 땅볼을 칠 때 선행주자 양의지만 일단 잡아 1사 1루가 됐다. 이어 김재환이 좌중간 안타를 쳐 1사 1, 3루가 됐고, 강승호가 3루수 땅볼로 출루할 때 3루주자 양석환이 득점해 3-1이 됐다. 바리아는 다음 타자 전민재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2루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조수행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대량 실점은 막았다.

한화는 6회초 3득점 빅이닝을 만들면서 곽빈과 두산을 무너뜨렸다. 1사 후 김태연이 우익수 오른쪽 안타, 이재원이 우전 안타를 쳐 1사 1, 2루가 됐고, 이도윤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4-1로 도망갔다. 두산은 이때 마운드에서 곽빈을 내리고 정철원으로 교체했다.

한화는 정철원의 제구가 흔들리는 것을 지켜봤다. 1사 1, 2루에서 이원석이 볼넷을 얻어 만루를 만들었고, 다음 타자 황영묵까지 밀어내기 볼넷을 얻으면서 5-1이 됐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는 장진혁이 중전 적시타를 치면서 6-1로 도망갔다. 안치홍이 2루수 병살타에 그치면서 추가 득점은 무산됐다.

바리아가 내려간 뒤 7회부터 한화는 불펜을 가동했다. 한승혁(1이닝)-박상원(1이닝)-김범수(1이닝)가 무실점으로 이어 던지면서 승리를 지켰다.

한화 타선은 장단 11안타를 몰아치면서 연패 탈출을 노래했다. 4번타자 노시환이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고, 2번타자로 나선 장진혁이 4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채은성과 최재훈, 이도윤도 1타점씩 보태면서 승리에 기여했다.

▲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통산 900승을 달성했다. ⓒ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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