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레우, 자료 심층 분석도 전에 “동해 유전 첫눈에 알아봤다”
석유공사, 입찰 전 자택 방문
‘액트지오 신뢰성 논란’ 지속
동해 심해(울릉분지) 석유 탐사를 추진하던 한국석유공사 관계자가 경쟁입찰을 하기 전,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 등을 직접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사진)은 석유공사가 제공한 탐사 자료를 심층분석하기 전, 이미 울릉분지에 석유가 있을 가능성을 알아봤다고 주장했다.
11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 관계자 등은 석유공사가 액트지오와 울릉분지 탐사 자료에 대한 심층분석 용역계약을 체결한 지난해 2월 전에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액트지오 본사를 찾아갔다.
액트지오 본사는 회사 설립자이자 현 소유주인 아브레우 고문의 자택이기도 하다. 석유공사 관계자 등은 아브레우 고문의 집에서 울릉분지 석유 탐사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석유공사는 2021년 대륙붕에 있는 동해 가스전이 고갈되자, 심해인 울릉분지 탐사를 본격화했다. 8광구와 6-1북부로 나뉘어 있는 울릉분지는 석유공사와 호주 유력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가 2007년부터 공동 탐사를 진행하던 구역이었다. 그러다 2022년 7월 우드사이드는 돌연 50%의 조광권을 포기하고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석유공사에 전달했다.
석유공사는 심해 탐사, 특히 시추는 독자적 경험이 없었다. 울릉분지에 탐사 시추한 2곳(주작·홍게) 모두 우드사이드와 함께 진행한 것이었고, 방어는 심해 분지가 아닌 대륙 사면이었다. 이에 석유공사는 시추 전 단계인 물리탐사의 마침표를 찍기 위해 심층분석 용역을 맡길 곳을 찾아 나섰다.
업체 선정 방식은 ‘지명 경쟁입찰’이었다. 지명 경쟁입찰은 입찰에 참여하는 이를 미리 지명한 뒤 입찰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석유공사는 모두 5곳을 물색했고, 이 가운데 3곳을 직접 방문했다고 한다.
물색한 5곳 중 실제 입찰안내서를 공식적으로 보낸 곳은 4개 업체, 입찰에 참여한 곳은 3개 업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공사는 입찰에 응한 3곳 중 액트지오와 계약을 체결했다. 액트지오는 약 10개월 동안 심층분석을 진행했다. 다만 아브레우 고문은 심층분석 전 이미 울릉분지에 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알아챘다고 주장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석유공사가 약 16년간 축적한 자료를 심층분석하기 전 울릉분지가 석유를 만들 수 있는 좋은 환경이라는 걸 “첫눈에 알아봤다”고 밝혔다.
액트지오는 현재까지 7개 유망 구조를 찾아냈고, 이들 유망 구조의 탐사 자원량은 최대 140억배럴로 석유가 나올 확률은 20%라고 밝혔다. 석유공사가 액트지오에 용역을 맡기고 액트지오의 심층분석 결과를 검증하는 데 실제 쓴 돈은 약 129만달러(17억8000만원)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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