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와 손잡은 애플…생성형AI 개발비 줄이고 위험성 책임 전가
두 회사 파트너십에 반감 표출
애플은 10일(현지시간)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그간 소문만 무성하던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다. 애플은 음성비서 ‘시리’를 강화하는 데 챗GPT의 ‘도움’을 받게 됐다.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뒤처진 애플의 현실이라고 볼 수 있지만, 실리를 좇은 애플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드는 수십억달러의 비용을 아끼고, AI 사용으로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와그너 ‘앱투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스’ 매니저는 “애플은 오픈AI와 같은 파트너에게 AI의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애플은 싸움을 해야 할지, 어떤 싸움은 하지 말아야 할지 알고 있다. 이것은 그들이 싸워야 할 것이 아니다”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이러한 방식은 삼성전자가 앞서 보여준 것이기도 하다. 스마트폰 기기에 강점이 있는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AI ‘가우스’를 온디바이스로 구동하고, 더 복잡한 기능에는 파트너사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가져다 썼다.
애플은 이전에도 업계 최초로 제품을 내놓는 회사는 아니었지만, 고객친화적인 제품과 디자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장악해왔다. 이에 애플이 AI의 성능보다 사용자 친화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챗GPT 등 외부 모델을 접목한 이유에 대해 “사용자 경험이 중요하다”며 소비자들이 널리 이용하는 모델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용자는 자신이 쓰고 싶은 특정 모델을 선호하게 될 것이고, 우리는 이를 지원하려고 한다”며 “구글 제미나이와 같은 다른 모델 접목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생성형 AI 개발에 뛰어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두 회사의 파트너십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머스크 CEO는 이날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애플이 OS(운영체제) 수준에서 오픈AI를 통합한다면 내 회사들에서 애플 기기는 (반입이) 금지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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