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폭거…지금부터 두 개의 국회” 여당, 상임위 대체할 15개 ‘특위’ 시작
이번엔 당·정 함께 대응나서
국민의힘은 11일 야당의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장 단독 선출을 “일방적인 폭거”로 규정하고 향후 상임위 일정에 “함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헌정사 최초로 여당이 본회의에 이어 상임위까지 보이콧하기로 한 것이다. 대신 당내 자체 특위 가동에 들어가면서 당분간 국회는 야당이 주도하는 상임위와 정부·여당이 함께하는 특위로 나뉘는 ‘이중 구조’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어 더불어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총 후 “어제 선출된 상임위원장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민주당이 한마디 하면 모든 것이 마음대로 풀린다는 오만함의 표출”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본회의를 강행한 우원식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의결해 의안과에 제출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출입기자단 공지에서 “민주당이 원구성 강행에 이어 독단적으로 상임위 개최를 예고하고 교섭단체 연설 및 대정부질문 의사일정을 공개해 큰 혼란을 주고 있다”며 “민주당 단독 의사일정 예고는 국회의장의 폭거와 위헌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결과물로 국민의힘은 이에 참여할 수 없다”고 보이콧 원칙을 재차 밝혔다.
의총에선 강경론이 주를 이뤘다. 대통령실 출신의 한 의원은 “민주당이 짜놓은 판에 말려선 안 된다”며 “지금부터 ‘두 개의 국회’다.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을 가져오지 말고 특위를 잘 운영해 대응하자”고 말했다.
다선들보다 초선들 의견이 더 강경했다고 한다. 강경파들은 전날 추 원내대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만 확보하겠다는 타협안을 낸 것도 잘못이라고 성토했다.
당분간 국회는 야당의 상임위와 여당·정부의 특위로 나뉘어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야당 위주의 상임위 회의에 여당과 정부 측 인사들은 불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포기하고 상임위 회의를 보이콧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국민의힘은 대신 이날 상임위를 대체할 15개 특위 활동을 시작했다. 4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18개 상임위를 포기했는데 그땐 야당이었다. 당시 미래통합당도 당내 특위를 운영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한 달도 안 돼 상임위에 복귀했다. 국민의힘은 이번엔 정부가 특위와 함께하기 때문에 시행령 개정 등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일부 특위는 이날부터 회의를 열었다. 에너지특위는 첫 회의에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불러 최근 정부가 발표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당내에선 여당의 상임위 보이콧을 우려하는 기류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여당이기 때문에 4년 전과는 다르다”며 “의회 폭거에 항거를 해도 상임위 안에 들어가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총에서 상임위원장 권한이 상당하다며 남은 7개라도 가져오는 것이 낫다고 설득한 다선 의원도 있었다. 남은 7개 상임위원장 중엔 보수당이 중시하는 국방위·정보위·기획재정위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조미덥·문광호·민서영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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