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일부 상임위 가동…“채 상병 특검법·방송3법 우선 처리”
남은 7개 상임위원장도 자체 내정 강행…여야 충돌 격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한 더불어민주당이 11일 일부 상임위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인 22대 국회 활동에 돌입했다. 정무위 등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않은 남은 7개 상임위도 위원장을 자체 내정하는 등 사실상 18개 상임위 독식 수순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상임위 운영 전략을 논의했다. 이재명 대표는 “관례나 합의, 협의를 빙자해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일은 있어선 안 된다”며 “원구성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회 기능이 장시간 작동하지 못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결코 국민의 눈높이에선 옳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란 말이 있다”며 “구성된 상임위를 즉시 가동해 현안을 살피고 필요한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킬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 법안으로 꼽았다.
상임위 가동을 통한 쟁점 법안 처리 절차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날 방송인 김어준씨 유튜브에 출연해 이르면 이번주 채 상병 특검법 심의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해 7월19일 발생한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통신기록 보존기한(1년)이 끝나간다는 점을 고려해 7월 초까지는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방송3법을 다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는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야당 간사로 김현 민주당 의원을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는 22대 국회에서 열린 첫 상임위 회의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방송 정상화 4개 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방송3법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 회의 개의에 필요한 최소한의 출석 인원수를 규정하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법을 당 차원에서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민주당은 상임위 운영 과정에서 정부가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 청문회와 국정조사 제도를 활용할 계획이다. 박 원내대표는 “당장 부처 업무보고부터 요구하고, 불응 시 청문회를 추진하겠다”며 “국정조사가 필요한 사안들은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대정부질문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정부질문은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열릴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이 원구성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민주당은 13일 본회의를 열어 남은 7개 상임위원장 선출도 강행할 태세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을 향해 “나머지 7개 상임위 구성도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은 7개 상임위에서 다룰 현안의 무게감이 상당한 만큼 여야 충돌 확산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방위원회는 북한의 대남풍선 살포와 정부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문제를 다루게 된다. 기획재정위원회에선 정부의 세수 결손 문제가 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손우성·이유진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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