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공사비 상승·PF 위기… 악재에 얼어붙은 건설경기

이강진 2024. 6. 1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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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기 등 첩첩 악재에 건설산업 전반에 드리운 암운이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려된다.

올해 국내 건설 수주와 건설 투자가 동반 하락하고, 주택 가격까지 맥을 못 추는 '트리플 쇼크' 전망이 봇물 터지듯 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1일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고 올해 국내 건설 수주가 지난해보다 10.4% 줄어든 170조2000억원에 그칠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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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산연 ‘하반기 전망’ 세미나
2024년 국내 건설수주 전년比 10.4%↓
비용 증가에 건설 투자도 1.3% ↓
PF 구조조정 본격화 땐 여건 악화
주택 매매가격도 1.8% 하락 예측
2023년 말 전망치보다는 소폭 줄어
“경기회복 위해 정부 투자 등 절실”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급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기 등 첩첩 악재에 건설산업 전반에 드리운 암운이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아 우려된다. 올해 국내 건설 수주와 건설 투자가 동반 하락하고, 주택 가격까지 맥을 못 추는 ‘트리플 쇼크’ 전망이 봇물 터지듯 하고 있다. 건설산업·주택시장 건전성 유지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건설현장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1일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를 열고 올해 국내 건설 수주가 지난해보다 10.4% 줄어든 170조2000억원에 그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가 전년 대비 17.4% 급감한 데 이은 2년 연속 수주 침체다. 특히 민간 수주가 토목과 건축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전년 대비 16.1%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최근 건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등하자 건설사들이 수익성 높은 사업만 선별적으로 수주하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전체 수주 감소를 이끌고 있다.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올해에도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하반기에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에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라고 짚었다.

착공 감소에 따라 올해 건설 투자 역시 감소할 전망이다. 건산연은 2022년부터 이어진 착공 감소 영향으로 주거용과 비주거용 건축공사가 모두 부진해 전년 대비 1.3% 줄어든 302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 매매시장은 가격 부담과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연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됐다. 건산연은 전국 주택 매매 가격이 올해 1∼4월 0.5% 하락한 가운데 연간으로는 1.8% 내릴 것으로 분석했다. 수도권은 0.5% 내리고, 비수도권은 3%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기준금리 인하 폭이 시장 예상보다 적을 수 있는 데다 전반적인 경기가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는 점 등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다만 건산연이 이날 발표한 전망치는 지난해 말 제시했던 수치보다는 하락 폭이 줄었다. 건산연은 지난해 11월 2024년 부동산 경기 전망을 발표하면서 전국 주택 매매가가 2.0%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상반기 정책금융상품에 의한 유동성 유입과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 당초 예상보다 시장 친화적인 정책들이 논의되면서 시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소비자가 많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다소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커 향후 주택시장 방향성은 가늠하기 쉽잖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다. 김 부연구위원은 “최근에 나타난 매매가 상승세도 중요하지만, 집값 하락을 이끌었던 거시경제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건설경기 위축에 대응한 정부의 역할 및 인프라 투자 필요성도 제기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건설시장 침체 등에 따른 주택시장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감안해 전날 ‘공공주택 공급 촉진 점검회의’를 열고 공급 물량 확대 및 조기 공급 방안을 논의했다. 또 그 결과물로 LH는 올해 지난해보다 4배 넘게 많은 5만호 이상의 공공주택 착공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이날 전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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