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목사와 ‘비폭력 저항’ 앞장, 제임스 로슨 목사 별세
1960년대 비폭력 저항운동에 앞장선 흑인 민권운동가 제임스 로슨 목사가 별세했다고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로슨 목사는 지난 9일 수십년간 살았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유족이 AP에 전했다. 향년 95세.
감리교 목사인 그는 1960년대 미국에서 인종차별에 맞서 비폭력시위를 주도했다. 인도의 독립투쟁을 이끈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불복종’ 철학을 따랐다. 그와 함께 활동했던 흑인 민권운동의 아이콘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는 로슨 목사에 대해 “세계 비폭력주의의 선도적인 이론가이자 전략가”라고 평가했다. 비폭력주의 신념으로 대학생 때는 한국전쟁 징집을 거부해 13개월 동안 수감되기도 했다. 논픽션 작가 데이비드 핼버스탬은 “(로슨 목사는) 순하고 온화했지만 감옥도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진정한 급진 기독교인이었다”고 평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로슨 목사는 인도에서 3년간 간디의 비폭력 저항 전술을 학습한 뒤 미국으로 돌아와 1957년 오하이오주 오벌린대에서 신학을 공부하던 킹 목사를 만났다. 당시 미국 흑인사회는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방법을 두고 의견이 갈렸는데, 두 사람은 비폭력주의로 의기투합했다. 로슨 목사는 미국 남부에서 비폭력시위를 이끌어달라는 킹 목사의 요청에 따라 테네시주 내슈빌로 가 밴더빌트대 신학교에서 공부하며 비폭력주의를 설파했다. 1960년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학생비폭력조정위원회(SNCC) 창립 멤버이자, 킹 목사가 창설한 흑인 인권운동 단체 남부기독교지도자회의(SCLC)의 비폭력 교육 책임자로 활동했다.
그의 비폭력 저항 결과로 1960년 내슈빌의 식당, 영화관, 버스, 수영장 등 공공장소에서 ‘유색인종 출입금지’ 표지판이 사라지게 됐다고 미국 민권운동 연구자들은 평가한다고 WP는 전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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