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탑재 내세운 애플 … 혁신아이콘서 추종자로 전락
대부분 구글·삼성AI와 유사
오픈AI 협력 외 '한방' 없어
목소리로 카메라·편집하고
통화 녹음·요약 가능해져
머스크, 아이폰 반입 금지
"챗GPT 탑재로 보안 한계"
올트먼은 무대 아래서 지켜봐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으로 최우선 알림을 확인하거나 요약본을 받아볼 수 있다.▷
애플이 10일 대대적인 인공지능(AI) 업데이트를 발표한 데 대해 '혁신 아이콘이 혁신 추종자로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BBC는 이날 "애플은 제품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선언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고 평가했다.
리서치 기업 CCS인사이트의 벤 우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불안한 투자자들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챗GPT를 접목한 것이 오히려 회사의 더 큰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이폰 혁신'을 이끈 애플이 '추종자'를 시인했다는 평가다.
이날 애플은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를 열고 AI를 전격 발표했다. 1월 삼성전자가 AI폰 '갤럭시S24'를 내놓고 이후 구글이 다양한 스마트폰용 AI 기능을 공개한 것보다 뒤처졌다. AI 도입 경쟁에서 뒤처진 애플로서는 경쟁자들이 만든 것과 유사한 기능을 선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고려한 애플은 경쟁사인 삼성전자, 구글과는 차별되는 '애플 지능'의 핵심 요소로 개인정보와 보안을 강조했다. 챗GPT로 대표되는 생성형 AI는 대부분 클라우드 서버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 경우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바이스의 개인정보가 어디에 있을지 모를 서버에 보관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애플은 보안 수준이 매우 높은 자체 서버(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이곳에서 애플 고객의 AI를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이를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라고 명명했다. 이 서버에는 애플이 직접 설계한 반도체를 사용한다. 또 이날 매개변수 30억개의 온디바이스 언어모델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트에서 작동되는 더 큰 서버 기반의 언어모델을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분리돼 있다 보니 보안성이 낮다는 점을 파고든 대목이다.
애플은 그 위에서 개인 맞춤형 AI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2011년 공개한 음성 AI '시리'에 생성형 AI를 탑재했다. 특히 사용자의 '개인적인 맥락(Personal Context)'을 이해하는 AI를 만들어서 애플 기기 사용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AI가 내 연락처에 있는 사람 중 누가 가족인지, 내가 어떤 일정이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철저한 보안을 통해 고객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편안하게 제공하도록 해 이를 바탕으로 맞춤형 AI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날 애플은 "뉴욕에서 핑크 코트를 입고 찍은 사진을 찾아줄래"라는 명령에 사진을 찾고, 이를 프로필 사진으로 바꿔주는 장면을 시연했다. 아울러 "장노출로 사진을 찍고 싶은데, 그 모드로 카메라를 실행해줄래" 식의 명령에 카메라 설정이 변경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생성형 AI를 사용자의 개인적 상황이나 맥락과 결합해 실제로 유용한 AI 역량을 제공하고 사용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일들을 보다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화 내용 녹음도 가능해진다.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으로 녹음된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거나, 내용을 요약받을 수 있다. 다만 통화 상대방에게 녹음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전달된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오는 9월 영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베타서비스를 시작한다. 아이폰15 프로 이상, M1 칩 이상 아이패드와 맥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서 아이폰 사용자들 중 다수는 신형 아이폰을 구매해야만 애플 AI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챗GPT 보안에 대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애플이 OS(운영체제) 수준에서 오픈AI를 통합한다면 내 회사들에서 애플 기기는 (반입이) 금지될 것"이라며 "이는 용납할 수 없는 보안 위반"이라고 적었다.
한편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WWDC에 직접 참석했지만 무대 아래서 행사를 지켜봤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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