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앞둔 신축건물 '자진철거' 나선 일 건설사…이유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김포 장릉 앞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 논란이 빚어졌던 것 기억하실 겁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다고 하는데요. 결과는 우리와 많이 달랐다고 합니다.
도쿄 정원석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도쿄에서 차로 40분 정도 떨어진 구니타치시의 한 맨션 건물.
다음 달 수분양자들에게 양도를 앞두고 갑자기 새 건물을 부수겠다는 안내문이 붙었습니다.
높은 건물이 들어서자 주민 반대도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철거 소식에 다들 의아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인근 상점 주인 : 일조권 때문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어느 곳에서나 있는 일이니까 반대 정도가 특별했던 건 아니었어요.]
왼쪽의 건물이 이번에 해체하기로 한 신축건물입니다만 그 바로 맞은 편엔 비슷한 높이로 더 규모가 큰 건물도 있습니다.
관할 시청에선 법상 문제는 없어, 건물 준공을 막진 않았다고 합니다.
[시청 관계자 : 조례 수속을 밟고 있는 과정에 갑자기 철거 결정을 알려왔어요.]
테레비아사히는 이 거리가 후지산이 보이는 절경 100선에 드는 유명한 장소라는 점을 철거 이유로 꼽았습니다.
이 건물이 후지산의 조망 일부를 가린다는 겁니다.
건설사 측은 주변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자진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세키스이하우스 관계자 : 법에 저촉된 것은 없었지만, 이른바 조망 등 그 지역만의 자산을 배려하고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경기도 김포 장릉 인근에 세워진 이른바 '왕릉 뷰 아파트' 사례와 대비됩니다.
관련 규정을 어겨 철거 논란이 일었지만, 우리 대법원은 이미 입주가 시작됐다는 이유로 건설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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