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보기 힘들어서…" 치매 노모 태우고 바다로 돌진한 일가족
전남 무안에서 70대 노모와 4·50대 형제가 탄 차가 바다로 추락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머니와 형이 숨졌는데 알고 보니 치매 어머니를 돌보는 게 힘들고 막막해 형제가 함께 바다로 뛰어든 거였습니다.
정진명 기자입니다.
[기자]
부둣가 길을 하얀 SUV 한 대가 달려갑니다.
향하는 곳은 배를 대는 선착장입니다.
그런데 20분쯤 뒤 소방차가 이 길을 따라옵니다.
앞서갔던 SUV가 바다로 추락한 겁니다.
지난 9일 오후 5시쯤 전남 무안 작은 항구 모습입니다.
차량에는 40대 운전자와 50대 형, 그리고 70대 어머니가 타고 있었습니다.
일가족이 탄 차량은 이곳 선착장에 도착하자마자 바다로 추락했습니다.
70대 어머니와 50대 형이 숨졌습니다.
운전했던 40대 동생은 주민들이 건져냈습니다.
혼자 살았습니다.
[목격자 : 사람 한 사람만 맨 뒷유리 쪽으로 올라온 걸 봤어요. 이제 그 (유리창) 깨기 전에.]
형제는 일부러 바다로 돌진했습니다.
배우자 없이 혼자 살았던 두 아들은 치매 어머니 증상이 악화되면서 돌보는 게 힘들어졌습니다.
살아남은 아들은 "더 이상 모시기 힘들었고 경제적으로도 막막한 상황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목포해경 관계자 : 어머니에 대한 존속 살해 그리고 형하고 같이 죽기로 해놓고 어떻게 보면 자기는 살아났잖아요.]
우리나라 치매환자는 지난해 98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 가운데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돼 관리되는 환자는 57만 명.
40만 명 넘는 숫자가 미등록 상태입니다.
두 아들은 모두 우울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엔 비슷한 처지 자녀들이 도움을 원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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