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죽 팔면 81원 남아"…'무료배달 경쟁' 자영업자에 불똥
최근 배달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마다 '무료 배달'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료 배달 부담을 배달 플랫폼들이 아니라 식당들, 자영업자들이 지고 있습니다. 만원짜리 죽 한 그릇을 팔면 80원 정도만 남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먼저 정해성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장재현 씨, 지난달 매출 3천만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배달 플랫폼 몫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장재현/카페 운영 : 매출 감소보다 사실 배달 플랫폼에서 가져가는 수수료가 점점 세지고.]
특히 배달 플랫폼 간 무료배달 전쟁이 시작된 이후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커피 두 잔을 판매한 영수증을 살펴봤습니다.
장씨가 부담한 배달 수수료가 900원에서 4000원대로, 무료배달 전보다 네 배 넘게 뛰었습니다.
기존엔 점주들이 여러 방식의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젠 그마저도 어려워졌습니다.
대신 주문 한 건마다 6.8% 수수료와 2500원 넘는 배달료가 붙는 요금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장재현/카페 운영 : 각 건별이에요. 근데 그게 너무 높은 거죠. (결국) 고객은 무료 배달인데. 그 고객이 조금이라도 내던 돈을 다 저희가 지불하게 된 거예요.]
다른 가게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정모 씨/죽집 운영 : 여기에 건당 (배달비가) 2900원이에요. 카드 수수료 3%에 자기네(쿠팡이츠) 주문 중개 수수료가 9.8%예요.]
만원짜리 죽을 팔면 남는 건 고작 81원이란 겁니다.
[정모 씨/죽집 운영 : 이때 황당해서 우리가 광고를 멈춘 거예요. 광고를 줄이니까 이제 배달이 안 들어와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다 보니 결국 죽 한 그릇 값을 500원 올렸습니다.
실제 서울 시내 식당 10곳 중 6곳은 배달 플랫폼이 배달비를 인상하면 음식 가격을 올리거나 양을 줄였습니다.
플랫폼 업체들은 무료 배달 부담을 점주들에게 전가한 적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업체 간 출혈경쟁이 심해질수록 결국 부담은 최종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이정희/중앙대 경제학 교수 : 마케팅 전략이지만 결국 소비자들이 다 부담하는 게 아닌가. 현실은 배달 앱이 배달료는 부담을 안 지거든요.]
[영상디자인 황수비]
◆ 관련 기사
배달은 더 비싸게…'이중 가격' 등장, 부담은 소비자 몫?
→ 기사 바로가기 : https://news.jtbc.co.kr/article/article.aspx?news_id=NB12200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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