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학습 갈등…"교사 책임 과도" VS "일방적 취소에 분노"
[EBS 뉴스]
최근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가 현장체험학습을 가지 않기로 하면서, 교사와 학부모 간의 갈등이 깊습니다.
안전사고의 책임이 교사에게만 돌아가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현장학습은 어렵다, 그렇다고 현장학습의 기회조차 없애버리는 건 너무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아이들을 위해 조금 더 현명한 대안은 없을지, 먼저, 영상부터 보고 오겠습니다.
[VCR]
경기도 양주시 주원초등학교
"현장체험학습 인솔, 전면 거부"
2년 전 속초 현장학습 사망 뒤
교사 '업무상 과실치사' 기소가 계기
"교사에게만 과도한 책임…
책임 다하면 처벌 없어야"
학부모 "일방적 취소" 반발
아동학대 · 직무유기 주장도
교원단체총연합회 조사
52.0% "현장학습 폐지해야"
현장학습 갈등, 대안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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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네, 현장학습 갈등 먼저 선생님 입장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초등교사 노동조합 정수경 위원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정수경 위원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네, 안녕하세요.
초등교사노조 위원장 정수경입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경기도 양주의 한 초등학교를 비롯해 여러 선생님들이 현장학습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정수경 위원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지난 2022년 강원도 속초 현장체험학습에서 학생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건에 대해 인솔교사가 과실치사로 고소 진행 중인 사건이 알려지면서 교사들의 불가항력적인 안전사고에 대한 걱정이 커졌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지난 4월 대구 팔공산에서도 학생 화재 사건이 났었고 구미에서도 버스 화재 사건이 났었습니다.
끊임없이 현장 체험학습에서의 안전사고들이 발생하고 있고요.
이것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교사들이 지고 있습니다.
학생 20명에서 30명을 인솔하는 교사가 그 안전사고에 대해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면 교사들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고 선생님들의 안전에 대한 그런 조바심도 커질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교사가 져야 하는 책임이 너무 과도한 상황이다.
지금 그런데 일부 학부모들은 현장학습을 못 가게 된 상황에 대해서 소통의 문제를 꼽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한 생각은 어떠십니까?
정수경 위원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네, 그것은 소통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처음에 학교는 이것에 대해서 소통하기 위해서 선생님들이 교장 선생님께서 간담회를 요청하셨는데요.
간담회에도 지금 제대로 참석을 안 하신 그런 부분들이 있고 그리고 모든 학부모들에게 동의서를 구했습니다.
그래서 설문을 통해서 약 60%의 학부모님들이 이것에 대해 현장체험학습을 축소하는 부분에 대해 동의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것은 소통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체험학습의 안전사고에 대한 이해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의 부분뿐만이 아니라 현장 체험학습이라는 그런 교육 활동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위원장님 그러면 현장 학습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현장 교사들이 생각하는 개선 방안과 요구 사항은 무엇입니까?
정수경 위원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선생님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정당한 교육활동에서의 그런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것에 대해서 면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현실적으로 완전한 면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다들 잘 알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교사는 교육공무원으로서 국가를 위한 공무를 수행하는 직이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의 문제나 사건사고가 발생한다면 교사가 혼자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교육청, 교육부가 함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반드시 필수적으로 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장 체험학습이라는 특수한 상황, 학교를 벗어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활동에 대해서는 교사의 지도를 철저히 따라주어야지 제대로 안전하게 교육활동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교사는 학생의 팔을 잡아서도 안 되고 큰 소리로 학생을 지도해서도 안 되는 그런 정서적 아동학대에 대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굉장히 교육활동에 대해서 지도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현장 체험학습 장소에서의 그런 교사의 지시나 그런 부분들을 잘 따라줘야 되는 부분, 그리고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 된다는 그런 책무성을 좀 스스로 인식을 했으면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책무성까지 완벽하게 이루어진다면 교사들의 현장 체험학습에서의 교육활동도 안전히 담보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학교를 벗어난 교육에 대해서도 명확한 안전관리 지침이 강화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위원장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수경 위원장 / 초등교사노동조합
네, 감사합니다.
서현아 앵커
이번에는 현장 체험학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학부모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경기 주원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위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공성실 학부모 위원 / 경기 주원초 학교운영위원회
네, 안녕하세요.
서현아 앵커
먼저 학부모 입장에서 우리 아이들의 현장학습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공성실 학부모 위원 / 경기 주원초 학교운영위원회
학생들은 지성, 감성 의지를 균형있게 갖추어 원만한 인격을 지닌 사람으로 성장하기 위해 교과 활동에 배운 내용을 직접 보고 체험하여 창의력과 탐구성을 기르며 개개인의 꿈과 끼를 키우는 기회이므로 초등학생들에게는 꼭 필요한 교육 현장 체험 활동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이번에 현장 학습이 못 가게 되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데 여러 가지 소통의 문제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문제가 있었습니까?
공성실 학부모 위원 / 경기 주원초 학교운영위원회
네,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2월 22일과 4월 9일 연 2회 회의에서 수익자 부담 채용 활동과 양주시 무료 채험 활동을 하기로 원안 가결되었습니다.
그동안 코로나와 2023년 노란버스 이슈로 학교 밖 체험은 이루어지지 않아 아이들의 교육활동에 제한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졸업 앨범에도 넣을 사진이 없었고, 아이들에게는 현장체험학습이란 추억이 없습니다.
이에 2024년에는 연 2회 실시함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장선생님께서 5월 1일 학교운영위원회 비공식 소집을 통해 연 2회 실시하기로 한 현장 체험학습은 전면 취소하셨고,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교사들은 병가를 내고 대체 교사 채용으로 현장 체험을 가야 한다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위원들은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인솔 지원과 선생님들의 대화를 요청하였고, 이를 교장선생님은 일몰이라 안 된다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하는 교사도 있어서 안 된다라고 거부하셨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선생님들을 만나보니 선생님들은 저희가 이렇게 학부모 인수를 도와주겠다, 선생님들 만나서 얘기를 하겠다는 그런 내용을 모르시고 저희가 그냥 무조건 강경한 입장만 내세운다고 오해를 하시고 계셨습니다.
이는 선생님들과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서로 생긴 문제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되고 대화의 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졌으면 일은 좀 풀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 현장 교사들은 안전 문제의 책임을 오롯이 교사 개인이 혼자 져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성실 학부모 위원 / 경기 주원초 학교운영위원회
교사들의 부담감은 이해합니다.
아나운서님도 그렇고 책임 없는 일이 있을까요?
교사뿐이 아니라 다른 단체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든다면 국가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군인들도 훈련에서 다치는 사람, 사고 사망자가 있다고 해서 훈련을 하지 말아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더욱 발전해 가고 철저한 안전을 가해서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합니다.
교육청도 노력하고 있고 교육부도 노력하고 있고 학교와 학부모 모두 노력을 하여서 학생들에게 원활하고 다양한 교육 체험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까지 모두 안전할 수 있는 현장 체험학습에 대한 개선 방안이 꼭 마련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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