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거래 의혹 국회의원 이름도 못쓰나…"사실적시 명예훼손 폐지해야"
김성열 개혁신당 대변인 "정준호 의원 직접 진위여부 해명하라"
"수사단계여도 누구 혐의인지 알 권리 있다" YTN 단독보도 익명 처리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보좌진 채용을 댓가로 건설업자와 부적절한 돈거래를 한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광주지역의 한 국회의원이 익명으로 보도된 것과 관련해 개혁신당이 사실적시 명예훼손제도 탓이라며 이 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의 실명을 공개했다.
김성열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폐지하겠다”면서 이 사례를 소개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여러 언론사의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 초선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 북구갑의 정준호 의원으로 추정된다”며 “그런데 검찰이 수사에 들어갔다는 사실까지 확인하고도 언론사들이 전혀 실명을 쓰지 못했다. 이유는 법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허위가 아닌 진실된 사실을 이야기 해도 명예훼손에 걸릴 수 있는 탓이라면서도 “그러나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달라야 한다. 국회의원은 공인이다. 큰 권한뿐 아니라 막대한 책임 역시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아직 수사단계에 불과하다고 하여도, 국가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보좌진 채용을 댓가로 수천만원의 돈 거래를 한 혐의가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국민들은 알 권리가 있다”며 “정준호 의원은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해명을 하라, 본인인지 아닌지 입장을 밝혀달라. 그것이 광주시민들과 국민들에 대한 예의”라고 촉구했다. 그는 국회의원에 대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없애라며 국민은 자신의 대리자가 한 일에 대해 사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의혹보도는 YTN이다. YTN은 지난 10일 오전 뉴스 <[단독] “보좌진 채용 대가로 돈 거래”…검찰, 초선 의원 수사>에서 “호남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보좌진 채용 대가로 돈거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검찰도 수사에 착수했는데, 해당 의원은 돈을 빌린 것일 뿐이라며 대가성은 전혀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YTN은 특히 “검찰이 최근 A 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보좌진 채용을 대가로 금품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돈을 건넨 건설사 대표 B씨는 지난해 5월 지인 소개로 A 의원을 처음 만났다며, 돈을 빌려달라는 요구는 두 달쯤 뒤에 들었고, 당선되면 B씨 자녀를 보좌진으로 데려가겠다고 A 의원이 약속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YTN을 보면, B씨(제보자)가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당선된다고 하면 꼭 보좌진으로 데리고 가겠다고 했다, 형님 제가 직원들 급여 줄 돈이 좀 없고 경비가 없습니다. 5000만 원만 빌려달라고 하더라고요”라고 전했다. YTN은 “B씨는 약속을 믿고 바로 며칠 뒤 5000만 원을 사무실 계좌로 입금했는데, A 의원이 당선 뒤 말을 바꾸고 연락을 끊었다며 이후, 수사기관과 언론에 알리겠다고 언급한 뒤에야 A 의원이 5000만 원을 돌려줬다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YTN은 빌린 돈이 실제 어떻게 쓰였는지에 따라 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고 했다.
A 의원은 당시 변호사로서 사무실 운영비가 부족해 빌린 사실이 있지만 선거 비용으로 쓰진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YTN은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B씨가 자녀 보좌진 채용을 언급한 건 돈을 빌렸던 지난해 7월이 아닌 경선 이후이며, 당시에도 B 씨의 부탁을 거절했다고 밝혔다고 YTN은 보도했다. YTN 보도 이후 뉴시스 등 여러 언론이 광주지역 초선 의원 형태로 익명 보도하고 있다.
이에 미디어오늘은 11일 오후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이 같은 의혹과 수사를 받는 것이 사실인지 △해당 의원이 본인이 맞는지 △돈을 빌려줬다는 B씨의 주장이 맞는지 △이런 혐의나 의혹이 있다는 것 자체로 그 의원이 누구인지 국민은 알 권리가 있으며 본인의 실명을 공개한 개혁신당 대변인 논평은 어떻게 보는지 등을 문자메시지와 SNS메신저로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고, 전화연결도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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