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의사록 "예상밖 성장, 물가 자극" vs "긴축 완화, 점차 충족"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의 5월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는 1분기 '깜짝' 성장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물가 측면에서 긴축 완화 조건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은이 11일 공개한 '제10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다수의 위원들은 예상 밖 성장에 따른 물가 물가를 경계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0.5~0.6%)를 크게 웃도는 1.3%를 기록했다.
한 금통위원은 "실물경제의 성장세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물가의 상방 압력도 상존하고 있다"고 했다. 한 위원은 "성장세 개선은 수요면에서의 물가 상승 압력을 증대시키는 요인인 만큼 디스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위원은 "성장 흐름이 개선된 가운데 환율 등 대외여건의 리스크가 상존하고 물가의 상방리스크가 증대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위원도 "예상보다 강한 실물경제 호조세가 지속되는 경우 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이 증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언급했다
다만 기조적으로 물가가 안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통화정책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물가 측면에서는 긴축 완화를 위한 필요조건이 점차 충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위원은 "국내물가는 성장전망, 유가 및 환율 전망 상향 등으로 상방 압력이 커졌으나, 완만한 소비 회복세 등으로 기조적으로는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높은 수준의 환율 등 공급측면의 압박과 함께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률 전망 상향조정에 따른 상방 리스크가 있으나 기조적으로는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완만한 둔화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고환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졌다. 지난 4~5월 원·달러는 1340~1400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지난 4월 16일에는 장중 한때 1400원을 돌파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고환율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와 수입물가 상승에 따라 물가를 자극해 긴축 주장의 근거가 된다.
한 금통위원은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등에 따른 환율 측면의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관련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위원은 "환율이 1300원대 후반 수준으로 크게 상승했다가 최근 반락했다"면서 "그렇지만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앞으로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경계감을 늦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위원은 "환율은 높은 수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경기지표 등 대외여건 변화와 각국들의 통화정책 차별화 확산으로, 국내의 양호한 외환 유동성 및 외화자금조달 여건에도 불구하고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고 했다.
다만 환율 변동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 금통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달러화의 유동성이 풍부한 상태에서 달러화 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한편 지난달 금통위에서는 개별 의견 개진을 싣지 않는 이창용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은 11회 연속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3.5% '동결'을 결정했다. 이날 금통위에는 김종화·이수형 위원이 처음으로 금리 결정에 참여했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3개월 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금통위원이 1명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신성환 의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나머지 5명은 3개월 후에도 현재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통화정책문구에서는 "성장세가 예상보다 개선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의 둔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고 언급됐다. 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상방 압력을 받고 있어서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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