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PF 구조조정 등 하반기에도 건설사 자금조달 어렵다”
“민간 건설시장 어려워 공공 역할 중요”
“하반기 매매 1.8% 하락, 전세 3.0% 상승할 것”
올해 하반기에도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건설사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민간시장이 어려워지면서 예산이 늘어난 공공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2024년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전망 세미나’를 열면서 이 같이 밝혔다. 세미나에서 건설경기 전망 발표에 나선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PF 구조조정과 관련해 정책적인 기준 적용 때문에 발생하는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가 업계와의 간담회를 통해서 계속 애로사항을 듣고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PF 구조조정과 고금리로 인해 건설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 신용등급도 낮아지고 있다”고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등급을 현행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대책에 따르면 PF 만기를 4회 이상 연장했거나 준공예정일 이후 18개월이 지났을 때 분양률이 50% 미만이면 ‘부실우려’로 분류된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올해 건설수주 감소세가 지속돼 전년 대비 10.4% 감소한 170조2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건설수주는 2022년 229조7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2023년 17.4% 하락해 189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1.3% 감소한 302조1000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반면 공공공사 예산은 늘면서 공공 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올해 사회기반시설(SOC) 예산을 전년 대비 5.8% 증가한 26조4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새만금고속도로와 신항만·신공항·지역 연결 도로 등의 착공 계획이 본격화되면서 예산안 대비 확정 예산이 3000억원가량 늘었다.
이 연구위원은 “민간 건설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공공 시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정부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건설기업들은 유동성 및 재무안정성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또한 어려운 시기일수록 안전 품질과 같은 기본에 충실해야 산업의 경쟁력을 계속 가져갈 수 있고 지속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인건비도 높아지고 여러 가지로 비용이 오르는 상황에서 기술 투자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하면 비용을 낮출 수 있을지 경쟁력 제고 강화 모색이 필요하다”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산연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전국 매매는 1.8% 하락하는 반면 전세는 3.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경기전망 발표에 나선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하반기 수도권은 보합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1월에서 4월까지 하락한 수치를 합쳐보면 연간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하락할 것”이라며 “지방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전국적으로 1.8%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토론에 나선 전문가들은 건설경기 부진과 건설업계 유동성 악화 등을 우려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현재 집값이 내려간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감내를 하고서라도 시장에 진입해서 수요가 발생하고 가격이 올라가도록 하려면 자연적으로는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이라며 “정부가 개입해서 정책을 펴야 하반기 또는 내년 시장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했다.
김태황 명지대 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하더라도 건설경기 회복과의 연계성은 점점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건설 경기가 국내외 경제여건 종속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국내 경기 부양책으로 건설 투자, 발주를 얻는 정책을 써왔는데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측면은 약화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공사비 현실화, 부동산 PF 연착륙 유도 등 여러 대책을 고려하고 있다. 패널로 참석한 이익진 국토부 건설정책과장은 “공사비 상승 압력을 완화할 방안이 있는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금융비용 측면에서는 결국 금리가 가장 중요하다. 금리 인하가 중요한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PF 시장이 현재 불확실성이 커서 금융에서 돈이 풀리지 않고 있다. 장기화되면 결국 주택 공급이 위축된다”며 “금감원에서 PF 옥석을 가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옥이 석이 되지 않도록 수차례 실무 회의를 거쳐 금융 당국과 협의해 모범 사업성 평가기준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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