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이슈' 주도권 잡기 나선 이재명 "긴급 남북 당국 회담 고려해야"

민주당 한반도위기관리TF
"北 오물 풍선 이어 '새로운 행동'
사이버 테러 가능성 높다" 전망

최근 북한의 오물 풍선 무차별 살포에 이어 우리 측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고리로 한반도 안보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안보 이슈' 정국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11일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자 긴급회의를 열어 현 상황을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은 심각한 상황으로 진단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정치적 위기 모면에 안보 국면을 이용하는 게 아니냐며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한반도위기관리TF 긴급회의에서 최근 남북 간 대북 전단 띄우기와 오물 풍선 살포가 9·19 남북군사합의 전면 효력 정지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로 이어진 것을 두고 북한의 목함 지뢰 도발에 일촉즉발까지 갔던 2015년 당시와 매우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오히려 지금은 남북 사이 연락 채널이 사실상 단절됐기에 우발적인 대규모 군사 충돌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외부 전문가로 참석한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김정은 정권이 '새로운 행동'을 예고했다”며 “정부 기관과 공공 기관, 민간 기관에 대한 전방위 사이버 테러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윤석열 정부가 불안한 안보 상황을 보수 세력 지지층 결집 등에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부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며 민간단체 대북 전단 살포를 적극 제지하지 않는 것 등을 두고서다. 이 대표는 “대북 전단 살포는 위법 행위다. 제가 경기도지사로 있을 때 단속 팀까지 구성해 막은 일이 있다”며 “(정부가) 대비 태세를 유지하되 대북 전단에 대해서도 적극적 행정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위성락 의원은 "우리 쪽에서 계속 대응 수위를 높이는 것이 문제다. 이제 북측도 대응 수위를 높일 것"이라며 "만일 추호라도 정부가 남북 간에 위기를 조성해 정권이 처한 정치적 곤경을 회피하기 위한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고 한다면 크게 경계할 일"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정부에 철저한 안보 태세와 안정적 상황 관리라는 투 트랙 대응을 주문했다.

김병주 의원은 "북한이 풍선에 폭탄이나 생화학 무기를 실어 보낼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북한의 대남 풍선을 요격할 수 있는 체계와 지침을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긴장 해소를 위해 긴급하게 남북 당국 회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 간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다.

glemooree@fnnews.com 김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