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액트지오 결과는 12월, 검증 회의는 11월···‘검증단 활동’ 미스터리
산자부 “3중·4중 결과 검증” 발표 신뢰성 의구심
석유공, 공개 요구에 “12월 후 활동 영업상 비밀”
동해 원유·가스전 관련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의 탐사 정보 분석 결과를 검증하는 국내외 검증단의 자문회의가 결과 보고서가 제출되기 한달 전에 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분석 결과를 받은 시점은 지난해 12월인데 정보공개포털에 기록된 검증단 회의는 지난해 11월이 유일했다. 최종 결과에 대한 검증단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관련 정보를 불투명하게 처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석유공사는 결과 보고서 제출 이후의 검증단 활동 자료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석유공사가 액트지오의 심해 평가 결과 통보일에 대해 “2024년 12월21일”이라고 답했다고 11일 밝혔다. ‘2024년’은 2023년의 오기로 추정된다. 액트지오가 석유공사에 평가 결과를 통보한 날짜가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표가 있던 지난 3일 “지난해 12월에 액트지오로부터 분석 결과를 받았다”며 “평가 결과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으로부터 신뢰성을 검증받는 등 충분한 확인 절차를 걸쳐 3중·4중으로 확인하며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액트지오의 평가 결과에 대한 국내외 자문단의 활동 기록은 불투명하다. 김 의원실이 정부가 운영하는 정보공개포털에서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울릉분지 심해 종합평가 관련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 개최’와 관련한 문건은 2023년 11월16일, 해당 회의 결과에 대한 문건은 2023년 12월7일 생성됐다. ‘해외전문가 자문 결과보고 및 대금지급’ 내역 문건은 2023년 10월11일 생성됐다.
액트지오가 결과 보고서 사본을 석유공사에 제출한 12월21일 이후 국내외 자문단의 활동 이력은 등록되지 않았다. 최종 결과를 검증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는 자문단 회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관련 정보를 불투명하게 처리했을 가능성이 있다. 산업부와 석유공사에 따르면 해외 자문단과 국내 자문단은 각각 지난해 7월과 11월부터 현재까지 활동 중이라고 밝혀왔다. 석유공사는 앞서 평가 결과 자문단 회의 등 활동 현황과 관련한 김 의원실의 자료 요청에 “법인의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고 있어 공개할 수 없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고 답했다.
석유공사는 평가 자문단 활동 시점이 액트지오의 평가 결과 통보 시점보다 앞선 점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석유공사는 “전문가 자문회의는 평가 기간 중 액트지오가 평가 과정에서 놓친 것이 있는지 어떤 걸 더 분석해야 하는지 자문을 위한 것이었다”며 “평가가 완료된 이후뿐 아니라 완료 이전에도 자문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 결과에 대한 검증이 아니라 평가 방법 등에 대한 자문이었다는 것이다. 액트지오의 평가 결과 제출 이후 자문단의 활동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원유·가스 매장 관련) 국내외 자문단 활동과 평가 결과 등에 대해 산업부가 자료제공을 거부하면서, 국민적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면서 “관련 부처의 자료 제공 거부가 계속 이어진다면 예산 책정 등 국회 협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석유공사가 지난해 7월 액트지오의 데이터 분석 결과에 대해 자문한 해외 전문가 중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의 데이비드 모릭 교수는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과 2003년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였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이날 “한국석유공사의 평가 객관성과 자문단 선정 기준 및 절차 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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