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용타 2003과 토트넘 SON의 태국 응원 포스팅… 묘한 시기에 등장한 태국 기사, 한국 승리 기원하는 간절함 느껴진다

김태석 기자 2024. 6. 1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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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태국에서는 확실히 한국의 승리를 간절히 바라는 듯하다. 그들과는 별 상관도 없는 역사인데도 한중전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한 기사가 시선을 끌었다. 이 태국 기사는 2003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에서 빚어진 이른바 '을용타' 사건을 소화했다.

태국 매체 <메인 스탠드>는 "을용타 2003, 한국 축구가 중국을 증오하게 된 불씨"라는 제호의 기사를 통해 2003 동아시안컵 한중전에서 빚어졌던 이을용의 상대 선수 가격 사건을 언급했다. 당시 이을용은 중국의 미드필더 리이의 백태클에 분노해 상대 선수 뒤통수를 가격해 그대로 퇴장을 당한 바 있다. 참고로 중국은 그런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 바 있다. 도리어 유상철에게 실점하며 0-1로 패하고 말았다.

<메인 스탠드>는 "지난 2010년 EAFF 동아시안컵 한중전을 앞두고 중국축구협회 회장이 선수들에게 '공한증은 기술 부족에서 비롯됐지만 지금은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 우리의 정신력이 강화된다면 공한증을 극복할 수 있다'라는 연설을 한 바 있다. 그리고 그날 중국은 한국을 3-0으로 꺾었다"라며 먼저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한국 축구를 이겼던 2010 EAFF 동아시안컵을 언급했다.

그러나 "그날 이후 중국 축구 인기가 급상승했다. 하지만 다시 한국을 상대로 연퍂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한중전은 항상 치열한 경쟁을 보여줬다. 공한증이라는 단어는 중국 언론이 만들어낸 자조적인 표현이며, 양국의 관계를 가장 격렬하게 만든 사건은 2003 동아시안컵에서 벌어졌던 '을용타' 사건"이라고 조명했다.

<메인 스탠드>는 "후반전 경기 내용은 지루했다. 하지만 후반 15분 이을용이 볼을 다룰 때 중국의 리이가 백태클을 걸었다. 이을용은 바로 손바닥으로 리이의 머리를 가격했고, 리이는 쓰러졌다. 이 사건으로 양 팀 사이에서 큰 싸움이 벌어졌고, 심판은 이을용에게는 레드 카드를, 리이에게는 옐로 카드를 줬다"라고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태국 팬들에게 설명했다.

이어 "그 시절에는 인터넷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음에도 양국에서는 이 사건을 크게 보도했다. 중국은 이을용의 폭력성을 비난했다. 한국 언론은 리이가 헐리웃 액션을 했다고 비난했다. 한국 언론은 이을용을 영웅으로 칭송하며 그를 무하마드 알리와 비교했다. 이는 '을용타'라는 밈으로 발전했다. 이 사건은 20년이 넘도록 회자되고 있다. 한중전이 벌어질 때마다 항상 '을용타' 밈이 등장한다"라고 부연했다.

이 을용타 사건은 지금은 웃을 수 있는 에피소드가 됐다. 이을용은 현역 은퇴 후 "제가 그때 한 일을 후회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웃는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태국 매체가 이처럼 '을용타' 사건을 조명하는 건, 그만큼 한국이 중국을 꺾어주길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태국은 6일 밤 방콕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예정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그룹 6라운드에서 싱가포르와 상대한다. 객관적 전력상 한 수 위인 태국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그들이 최종예선에 가려면 한국이 중국을 반드시 꺾어줘야 한다.

한편, 태국의 소셜 미디어에서는 토트넘 스퍼스의 태국 계정이 손흥민을 앞세워 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포스팅을 해 시선을 끌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손흥민은 오늘 밤 어쩌면 태국 축구의 구세주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시점상 손흥민은 모델로 내세워 태국의 선전을 기원하는 게 어째 태국의 최종예선에 진출과 중국의 탈락을 원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싶은 느낌도 준다. 어쨌든 한국이 제 몫을 다해달라는 기대감을 드러낸 셈이라고 볼 수 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태국 매체 <메인 스탠드>, 토트넘 홋스퍼 태국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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