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이희준, 두 ‘천의 얼굴’이 다 했다…이상하게 봤다가 결국 웃어버리는 ‘핸섬가이즈’ [SS현장]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한국에 없던 코미디가 온다. 천연 소재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무장한 ‘핸섬가이즈’다. 사실상 이성민과 이희준의 얼굴이 다 했다. 호러와 코미디를 접목한 가운데, 예상 밖의 웃음포인트가 지뢰밭처럼 즐비하다. 마음을 열고 본다면 쉼 없이 웃다 나올 수 있다.
‘핸섬가이즈’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재필(이성민 분)과 상구(이희준 분)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비밀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남동협 감독의 데뷔작이다.
연기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이성민과 이희준이 망가질 작정을 하고 덤벼든 작품이다. 첫 장면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두 사람은 얼굴 표정만으로 관객의 웃음보를 건드린다. 웃음에 대한 자존심이 강한 관객일지라도, 예상할 수 없는 흐름으로 흘러가는 이야기와 액션, 코미디로 인해 결국 무너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동협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핸섬가이즈’ 언론시사회에서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는데 대표님께서 제가 일하는 것이 마음에 드셨는지 눈여겨보시다가 감독 준비 제안을 주셨다”며 “어떤 작품으로 데뷔 준비를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한 끝에 재밌게 본 원작이 떠올랐고 회사에 말씀드렸더니 저와 잘 어울리겠다고 긍정적인 신호를 주셨다”고 감독으로 데뷔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남 감독은 “원작이 국내 정서와 상충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단편적인 이야기에 오락성과 재미를 넣기 위해 오컬트 장르의 요소를 더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이성민은 터프카이 재필 역을, 이희준은 재필과 언제나 동행하는 섹시가이 상구 역을 맡아 극을 이끈다. 특히 두 사람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비주얼과 환장의 콤비플레이를 뽐내며 등장부터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이성민은 “저와 희준 씨가 연기한 캐릭터의 외모가 중요한 사건의 시작이기 때문에 여러 인물을 찾아보면서 지금의 재필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이희준은 “제 외모가 잘 망가뜨려지지 않아서 어려웠다. 분장과 의상의 도움으로 저런 외모를 유지할 수 있었다”라며 “촬영할 때 더 재밌는 애드리브를 찾으려고 노력하면서 즐겁게 찍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남 감독은 ‘핸섬가이즈’를 이끌 두 주인공에 이성민과 이희준을 캐스팅한 이유로 ‘천의 얼굴’을 들었다. 남 감독은 “재필과 상구는 양면성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두 배우가 못생기지 않았지만 현빈과 강동원은 아니지 않나”라며 “선과 악이 다 가능한 배우들을 원했다. 모든 역할을 자기 캐릭터로 소화하는 이성민과 한국의 조커 같은 이희준에게 설레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드렸다”고 두터운 믿음을 드러냈다.
이성민과 이희준은 ‘남산의 부장들’(2020)에서 대한민국 서열 1인자와 2인자로 만난 바 있다. 역사 스릴러에서 코미디 장르로 변경된 뒤 다시 만난 두 사람의 호흡도 관심사였다. 두 사람의 코미디 연기는 모두가 좋아할만하다.
이성민은 “‘남산의 부장들’에서는 절제돼 있고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연기해야 됐다면 이번에는 마음을 열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이희준을 보자마자 저 배우가 어떻게 캐릭터를 풀어갈지 상상이 됐다. 그리고 그 캐릭터에 내가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서 연기해야 되는지도 본능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희준은 “20대부터 함께 연극을 해온 선배님이고 오랫동안 존경했기에 함께 연기하는 게 너무 편했다. 마음을 열고 더 좋은 애드리브를 찾았다”며 “인물의 직업 특성상 살이 탄 자국들을 분장팀한테 말하는데 그걸 보면서 위기감을 느꼈다. 그래서 부황 자국을 냈다”고 말했다.
젖살이 빠지지 않은 것 같은 귀여운 대학생 외모로 등장한 공승연은 “대본을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고 그런 대본을 쓰신 감독님이 궁금했다. 코미디의 레벨이 남다르신 분이고 한국에 없는 코미디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선배님들과 함께하는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시골에서 ‘귀신눈깔’이라는 별명을 가진 최소장을 연기한 박지환은 이 영화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박지환은 “기존에 없던 감각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 있는 감각의 시나리오였지만 되든 안 되든 이걸 즐기는 게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처음 느꼈던 대로 신선했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한편 ‘핸섬가이즈’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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