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기부했으니 정상 참작”…김호중 팬들 주장 알고 보니, 75억은 ‘처치 곤란’ 앨범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4. 6.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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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의 일부 팬들이 '100억원 가까운 거대 금액을 기부했으니 정상 참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부액 4분의 3에 달하는 75억원은 김호중의 앨범이었고 이마저도 마땅히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해 골칫거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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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송차 향하는 김호중 [사진 = 연합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의 일부 팬들이 ‘100억원 가까운 거대 금액을 기부했으니 정상 참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부액 4분의 3에 달하는 75억원은 김호중의 앨범이었고 이마저도 마땅히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해 골칫거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호중 공식 팬 카페의 기부 내역이 올라왔다. 이 게시글에 따르면 팬덤 ‘아리스’는 2020년 4월부터 2023년 말까지 약 4년간 97억1260만원을 기부했다. 김호중 팬들은 기부액을 앞세워 선처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방송(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김호중의 팬을 자처한 시청자는 “김호중의 팬들이 지금까지 4년 동안 100억원 가까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할 수 있었던 것은 김호중이 가진 이름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라며 “지금까지 아티스트로서 사회를 향해 선한 기부를 한 일을 정상 참작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00억원에 가까운 기부 중 75억원은 김호중의 정규 2집 앨범 ‘파노라마’ 52만8430장으로 확인됐다. 이 앨범은 685곳에 기부됐다. 아리스는 기부처를 밝히지 않았다. 그동안 포토 카드를 얻거나 팬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많은 가수의 팬덤이 앨범을 대량 구매한 뒤 사회복지시설에 일방적으로 기부하는 관행은 문제로 지적돼왔다. 팬이 아니면 그닥 긴요한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부된 김호중 앨범 역시 처리할 방도를 못 찾아 기부처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가수 김호중 씨 앨범이 많이 들어왔는데 음주 뺑소니 사건 이후에는 달라는 분이 없으니 다 남아 있다”며 “우리가 함부로 처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난처하다”고 토로했다.

다른 장애인단체 관계자 역시 “솔직히 별로 유명하지 않거나 인기가 떨어진 연예인들의 앨범이 오면 쌓일 수밖에 없다. 소비가 안 되면 자체적으로 폐기 처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특정법률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 범인도피교사 혐의를 받는 김호중의 구속 기간을 10일 연장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검찰 수사 단계에서 피의자의 구속 기간은 10일이며 법원 허가를 받아 추가로 1차례 최장 1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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