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으면 손해" 인허가 ‘0건’ 지역도… 몰락하는 빌라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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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시장이 전세사기 사건 여파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인허가가 아예 없거나 역전세가 속출하는 등 시장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시장의 보완재 역할을 했던 빌라 시장의 붕괴 우려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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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 늘고 경매 매물도 적체 심화
“무주택 서민 내 집 마련 더 어려워질 수도”
빌라 시장이 전세사기 사건 여파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인허가가 아예 없거나 역전세가 속출하는 등 시장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 시장의 보완재 역할을 했던 빌라 시장의 붕괴 우려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전국 빌라 인허가 물량은 3463가구로 2년 연속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기준으로 2022년 1만5951가구, 지난해 6435가구로 급감했다. 서울도 빌라 인허가가 확 줄었다. 1~4월 인허가 물량은 2022년 6516가구에서 2023년 1495가구로 급감했으며 올해는 827가구로 1000가구를 밑돌기 시작했다.
5대 광역시의 1월~4월 인허가 물량은 2022년 809가구에서 2023년 215가구로 줄어든데 이어 올해는 단 28가구에 불과했다. 이는 2년 사이에 90%이상 줄어든 수치로, 관련 통계가 공개된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특히 광주와 울산은 올 1~4월 빌라 인허가 물량이 0가구를 기록했다. 지방 광역시에서 매년 1~4월 기준으로 인허가 0가구가 나온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빌라 인허가가 줄어든 데에는 지난해 전국을 휩쓸었던 전세사기 사건 여파가 크다. 이 때문에 전세 수요자들의 아파트 쏠림 현상이 짙어지는 반면 빌라 시장은 전세를 넘어 매매, 인허가까지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다.
빌라 전세 시세의 끝모를 하락으로 빌라 시장에 역전세가 더욱 늘어나는 악순환을 빚고 있다. 다방이 지난 2022년 1~5월 전세 거래 4만2546건과 올해 같은 기간 동일 주소지에서 전세 거래가 이뤄진 9653건을 분석한 결과, 절반 수준인 46%에 해당하는 4437건은 역전세(기존 보증금 대비 시세가 하락한 전세 거래) 주택이었다고 분석했다.
경매시장에는 소화되지 못한 빌라 매물이 쌓이고 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 경매건수는 1485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7% 늘었다. 서울 빌라 경매건수는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서민의 주거 사다리로 역할해온 빌라 시장의 붕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빌라를 지어서 안 팔리면 시공사가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데 매매 뿐만 아니라 전세도 수요가 없다 보니 ‘빌라 지으면 손해’라는 인식이 시장에 퍼져 있는 것”이라면서 “아파트 시장 보완재로서 빌라 시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시장이 붕괴되면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간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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