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곡괭이와 총 들고 휴전선 침범...의도된 도발? 단순한 실수?

김인한 기자 2024. 6. 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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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20~30명이 지난 9일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시하기 전 삽과 곡괭이 등 작업 도구를 들고 무장한 채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한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국방안보 전문가는 "9년 전에도 대북확성기 방송으로 남북 간 포격전이 벌어졌던 만큼 이번 MDL 침범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군이 들고 있던 장비로 볼 때 지뢰매설 등의 작업일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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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최근 보름 간 북한의 도발 일지. /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북한군 20~30명이 지난 9일 대북확성기 방송을 실시하기 전 삽과 곡괭이 등 작업 도구를 들고 무장한 채 군사분계선(MDL)을 침범한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의도적인 침범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작업 도구를 들고 있었음에 비춰볼 때 지뢰매설 등의 도발 행위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11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 20~30명은 지난 9일 낮 12시 30분쯤 중부전선 MDL을 침범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했다. 군 당국은 현재까진 북한군의 MDL 침범이 길을 잃은 데 따른 단순 실수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대령)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DMZ(비무장지대)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MDL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였다"면서 "우리 군은 이들이 MDL에 접근하기 전부터 관측하고 있었다"고 했다. 북한군이 MDL을 넘기 전 위협 행위로 해석할 만한 특이징후는 없었다는 의미다.

北 도발, 오물풍선 등 다양해져

최근 북한의 도발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이번 침범 역시 도발의 연장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달 27일 군사정찰위성 2호를 탑재한 우주로켓을 한밤 중 기습 발사했고 이튿날인 28일 쓰레기, 담배꽁초 등을 담은 오물풍선을 우리나라를 향해 살포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오물풍선을 총 4차례 살포했고 이로 인해 서울·경기 지역에서 차량과 주택이 파손되는 피해가 12건 접수됐다. 지난달 29일부턴 닷새간 GPS 전파 교란 공격을 자행했다. 당시 군 작전에는 영향을 주진 못했지만 민간 여객기와 선박 등에 GPS 전파 교란 등이 생겨 내비게이션 오작동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또 지난달 30일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인 초대형 방사포 18발을 발사하면서 한반도 긴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보름간 북한의 '백화점식 도발'에 맞대응해 우리 군이 대북확성기 방송을 지난 9일부터 실시했다. 이번 MDL 침범도 대북확성기 방송 시작 약 4시간 전 자행됐다.

2015년 7월에도 북한군 10여명 MDL 침범, 그때는?

일각에선 이번 MDL 침범을 단순 해프닝으로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군 10여명은 2015년 7월 12일 강원도 MDL을 넘어왔고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북쪽으로 돌아갔던 전례가 있다.

당시 한 달 뒤인 2015년 8월 4일 경기도 파주시 육군 1사단 부사관 2명이 DMZ에서 북한군의 목함지뢰를 밟아 중상을 입었다. 이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군은 확성기를 겨냥해 14.5㎜ 고사총 1발과 76.2㎜ 평곡사포 3발을 발사했다. 우리 군도 포탄 발사 추정 지점을 향해 155㎜ 자주포 28발을 쐈다.

국방안보 전문가는 "9년 전에도 대북확성기 방송으로 남북 간 포격전이 벌어졌던 만큼 이번 MDL 침범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군이 들고 있던 장비로 볼 때 지뢰매설 등의 작업일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 MDL 인근에 지뢰 매설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1월 "접경 지역의 모든 북남(남북) 연계조건들을 철저히 분리시키기 위한 단계별 조치들을 엄격히 실시하겠다"는 발언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의 의도는 민감한 시기 우리 군의 대응을 탐색해 보려는 것"이라며 "앞으로 강대강 맞대응으로 긴장 고조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대화 등의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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