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와르, 민간인 사망은 '필요한 희생' 인식…하마스에 도움 판단"[이-팔 전쟁]

이혜원2 기자 2024. 6. 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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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내 하마스 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가 민간인 사망이 많을수록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런 계산 아래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각) 신와르가 카타르 주재 하마스 정치 지도부 등에 보낸 메시지 수십 건 분석 결과 전쟁으로 잃을 게 더 많은 쪽은 이스라엘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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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신와르가 보낸 메시지 수십건 등 분석
"전쟁으로 잃을 게 더 많은 건 이스라엘" 자신감
팔 측 잔학 행위 예상 못 한 듯…초반 협상 의지도
[가자지구=AP/뉴시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하마스의 수장 야히아 신와르. (사진=뉴시스DB) 2024.06.11.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가자지구 내 하마스 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가 민간인 사망이 많을수록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으며, 이런 계산 아래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각) 신와르가 카타르 주재 하마스 정치 지도부 등에 보낸 메시지 수십 건 분석 결과 전쟁으로 잃을 게 더 많은 쪽은 이스라엘이라는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와르가 하마스 정치 지도자들에게 보낸 한 메시지에선 알제리에서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위해 수십만 명이 싸우다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는 필요한 희생"이라고 인식했다.

지난 4월11일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세 아들이 공습으로 사망하자, 그에게 보낸 편지에선 "그들과 다른 팔레스타인인들의 죽음이 이 나라의 혈맥에 생명을 불어넣어 영광과 명예를 되찾게 할 것"이라고 썼다.

전쟁이 장기화하고 민간인 사상자가 증가할수록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질 것이고, 결국 협상에서 하마스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계산이다.

실제 휴전 협상에서 열쇠는 사실상 하마스가 쥐고 있는 형국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부인했지만, 이스라엘은 최근 제안에서 "모든 인질이 석방되기 전이라도 전쟁 종식이 가능하다"고까지 양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간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가자에서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해 왔다.

신와르 역시 역사적 승리를 선언하고 영구 휴전을 성사시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네타냐후에겐 하마스와 전쟁을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계속하는 것밖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판단에서 온 자신감이다.

신와르는 이전부터 이 점을 간파했다. 신와르는 2018년 한 이탈리아 언론인에 "네타냐후에게 승리는 패배보다 더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예견했었다.

[모디인 마카빔=AP/뉴시스] 지난해 10월11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모디인 마카빔에서 한 부부가 아들의 장례식 도중 오열하고 있다. 이 부부의 아들과 그의 여자친구는 3일 전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의 음악 축제장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살해됐다. 2024.06.11.


다만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알아크사 홍수' 당시 무장 대원들이 이스라엘 민간인에게 그 정도의 잔학 행위를 저지를 줄은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신와르는 전쟁 초기 보낸 한 메시지에서 민간인 여성과 어린이를 인질로 잡고 있는 갱단을 언급하며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됐다"며 "사람들이 이런 일에 휘말렸고,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진입한 다음 날엔 인질과 모든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석방하는 조건으로 즉각 협상할 준비도 돼 있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가 하마스를 파괴하겠다고 선언하고 인질 석방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군사적 압박뿐이라고 하자, 전략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라파(가자지구)=AP/뉴시스]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의 지상 공격 및 공습을 피해 라파에서 탈출하고 있다. 2024.06.11.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카타르 주재 하마스 지도부와도 관계가 틀어졌다.

지난해 12월 초 이스라엘이 하마스 군사 조직을 빠르게 해체하자, 카타르의 하마스 지도부는 신와르는 배제하고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와 만나 화해 및 전후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신와르는 지도부에 메시지를 보내 "부끄럽고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뉴욕=AP/뉴시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가자지구 휴전안 지지 결의안을 표결하고 있다. 2024.06.11.


다만 연말부터 이스라엘 진격이 둔화되자 상황이 하마스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느꼈다.

이후엔 카타르 주재 지도부에 협상에서 양보하지 말고 전쟁을 영구 종식하라고 주문했다. 민간인 사상자가 많을수록 이스라엘에 대한 전 세계적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도 했다.

가자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생한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는 3만7000명 이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가자지구 3단계 휴전안 지지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찬성 14표로 채택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안에 반대하는 가운데, 하마스도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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