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물 나오는 집 살기 싫어요"···신도시에 주민 뺏기는 '노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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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와 달리 노원구·도봉구·강북구·중랑구·강서구 등은 인구 유출에 시달리고 있다.
노원구는 '인구감소 원인분석 및 정책 대응 방안 수립 연구' 용역 보고서를 통해 중랑구와 성북구 등 인접 자치구부터 유입이 급감하고 경기도에서 택지 개발에 따른 신규 주택 공급이 많아지면서 남양주·의정부·구리 등으로 주민들이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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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북·서남권 인구유출 심각
남양주 등으로 매년 수천명 이주
자치구마다 재건축·재개발 사활
서울 강남구와 달리 노원구·도봉구·강북구·중랑구·강서구 등은 인구 유출에 시달리고 있다. 임대주택을 비롯한 노후 빌라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지만 정책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재건축·재개발에서 소외됐고 열악한 주거 환경을 버티다 못한 주민들이 인접 경기 신도시로 대거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는 도시재생 정책이 강조됐지만 심각한 인구 유출에 견디다 못해 자치구 전체가 재건축·재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11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서울 동북권과 서남권에 속한 자치구들에서는 해마다 수천 명에서 1만 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순유출되고 있다.
‘노도강’으로 불리는 노원구·도봉구·강북구가 대표적이다. 노원구에서 2022년 말 50만 3734명에서 올해 5월 49만 5847명으로, 강북구에서는 같은 기간 29만 3660명에서 28만 5532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도봉구 역시 31만 1694명에서 30만 5658명으로 후퇴했다. 노도강과 함께 동북권에 위치한 중랑구 인구도 38만 5318명에서 38만 1498명으로 뒷걸음질쳤다.
이들은 모두 의정부·남양주·구리 등 경기도 신도시와 인접해 있다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노원구·도봉구·강북구·중랑구는 서울에서 여전히 대규모 빌라촌이 남아 있는 데다 임대주택이 많아 재건축·재개발이 더딘 지역으로 꼽힌다. 주민들은 녹물이나 주차장 포화 등 열악한 주거 환경 개선을 요구해왔지만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진척이 더디자 남양주 신도시 등으로 떠나갔다.
서남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 자치구 주민 수 2위인 강서구 인구는 2022년 56만 9166명에서 올해 5월 56만 97명으로 줄어들며 강남구에 2위 자리를 내줄 처지에 놓였다. 구로구(39만 5315명→39만 520명), 금천구(22만 9642명→22만 6811명), 관악구(48만 6752명→48만 1432명) 등 인접 자치구들의 인구 유출도 심각하다. 이 지역들도 재건축·재개발 지연으로 낙후된 주거 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광명시나 김포시 등 신도시를 낀 경기도로 떠나갔다.
민선 7기 때부터 구정을 이끌고 있는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취임 후인 2019년 주민 유출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고 원인 분석에 나섰다. 노원구는 ‘인구감소 원인분석 및 정책 대응 방안 수립 연구’ 용역 보고서를 통해 중랑구와 성북구 등 인접 자치구부터 유입이 급감하고 경기도에서 택지 개발에 따른 신규 주택 공급이 많아지면서 남양주·의정부·구리 등으로 주민들이 빠져나간 사실을 확인했다.
자치구들은 인구 유출이 세수 위축 등으로 이어지자 구청장 당적에 상관없이 모두 재건축·재개발에 사활을 걸었다. 노원구는 2022년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고 은평구는 부구청장 직속 신속추진단을 만들었다. 구로구와 강북구도 재개발·재건축 지원단을 구성했다. 오 구청장은 “당시 주민들이 아파트에 녹물이 나오고 주차 공간이 없다는 민원이 상당했다”며 “노후 주택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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