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은 회장 "HMM 재매각 계획 없어… 태영, 하반기 재상장"
HMM 재매각엔 "계획 없어"… 태영건설은 이날 출자전환 등 의결
강석훈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이 100조원 규모의 첨단산업 지원 방안을 기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은 법정 자본금 한도의 두 배 증액과 정부 배당 유보 필요성을 강조했다.
HMM 재매각 추진은 당분간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과 관련해선 이달 중 감자와 출자전환 등이 완료돼 하반기에는 주식 재상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문명사적 전환기에 산은의 역사적 소명을 다하기 위해 첨단전략산업 지원 강화를 위한 100조원 규모의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산은이 첨단전략산업에 10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공급하면 전산업에 걸쳐 연간 80조원 생산유발효과와 연간 34조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4만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지원 방안과 관련해 "국고채 수준의 저리 대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정부 출자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산은 자체적으로 15조원 규모의 '반도체 초격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의 자본금 확충 필요성도 강조했다. 현재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을 유지하려면 10조원의 자본 확충이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법정 자본금 한도를 현행 30조원에서 60조원으로 두 배 늘려야 한다고 했다.
강 회장은 "지금 출자 계획으로만 보면 벌써 자본금 28조원이 찼다"며 "여기서 법정 자본금 한도를 10조원만 늘리면 늘어나는 정책 자금 수요에 얼마 지나지 않아 법을 또 바꿔야 할 수도 있다"며 60조원 증액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산은의 정부 배당 유보 필요성도 언급됐다. 산은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려면 독일의 정책금융기관인 KfW처럼 이익잉여금을 정부에 배당하지 않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 회장은 "산은이 평균적으로 4000억~5000억원을 정부에 배당하는데 이를 3년 정도만 유보한다면 은행 자본에 1조5000억원이 쌓인다"며 "이렇게 하면 15조원 대출 여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협의가 이뤄진 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데 산은이 매번 돈을 넣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적절한지 자문하는 과정에서 생각해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HMM 재매각과 관련해선 "현재로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산은은 지난해부터 HMM 매각을 추진했으나 올해 초 하림과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무산됐다. 강 회장은 HMM 영구채로 인해 산은 재무제표가 '조' 단위로 변한다며 매각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정부의 해운산업 정책 등 고려할 요소가 많아 몇 달 내로 재매각 추진이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태영건설과 관련해선 "오늘(11일) 오후 이사회에서 100 대 1 감자, 워크아웃 이전 채권의 출자전환, 워크아웃 이후 지원액의 영구채 전환 등이 의결됐다"며 "이달 중으로 재무제표상 자본이 플러스 전환돼 회계법인 심사를 받을 예정이고 이를 토대로 하반기에는 주식 재상장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능하면 3년 정도에서 성공적인 워크아웃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22대 국회에서도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계속 설득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산은법 개정 전에라도 실질적인 이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남부권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하겠다고도 했다. 강 회장은 "이사회에서 조직 개편 승인이 완료되면 하반기에는 남부권투자금융본부 신설을 위한 인사이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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